[ISSUE&STAR]홍보대사공화국,별들을모십니다

입력 2008-04-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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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홍보눈에쏙쏙”…김미화,대사명함만70개나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홍보대사 직함이다. 지난 달 27일 금융위원회는 탤런트 유동근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같은 날 ‘대장금’의 주제가를 부른 가수 이안을 상하이 엑스포 한국 홍보대사로, 박주아 KBS 아나운서는 대전교육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3월에만 홍보대사로 위촉된 연예인은 약 20명. 올 해 들어서는 50여명의 홍보대사가 탄생했다. ○올 해 들어 50명 홍보대사 탄생 방송인 김미화는 약 70여개, 탤런트 정준호는 23개의 홍보대사 직함을 갖고 있다. 그 만큼 홍보대사의 수가 많고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홍보대사는 정부 및 산하기관, 그리고 많은 단체들이 추진하는 사업을 알리는 데 효과적이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제’이자, 그들의 이미지에 기댄 각 기관의 호감도 상승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홍보대사 선정 이유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스타의 밝고 건강한 이미지. 경우에 따라서는 드라마나 영화의 캐릭터 이미지를 그대로 빌려오는 경우도 있다.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한의사 역을 맡았던 박해미는 ‘암예방 홍보대사’, 유괴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 ‘그놈 목소리’의 주인공 설경구 김남주는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홍보대사‘가 됐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면 무조건 홍보대사로 위촉하려는 경우도 있다. KBS 1TV ‘체험 삶의 현장‘에 출연해 돼지 배설물을 치웠던 탤런트 김혜선은 방송이 끝난 뒤 농축산 관련 단체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해 달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지난 달 13일 개그맨 서경석과 이윤석을 ‘세계 콩팥의 날 홍보대사’로 위촉한 대한신장학회는 그 선정 이유에 대해 “몸 속에 쌍둥이처럼 위치해 인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콩팥의 이미지에 적합하고,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는 역할이 ‘생명의 필터’로 불리는 콩팥의 정화기능과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단체들 주머니 따라 ‘부익부 빈익빈’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홍보대사들의 활동 비용은 그들의 연예활동에 비하면 매우 낮은 편”이라면서도 “홍보대사는 홍보영상 촬영, 큰 행사 참여 등을 전제로 계약하기 때문에 재정상 톱스타를 위촉하는 건 힘들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는 더욱 더 쉽지 않다다. 지난 달 24일 ‘안동 한우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김흥국은 좀 특별한 경우. 당초 김흥국은 자신이 회장직을 맡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사랑 모임’의 창단식을 위해 안동에 왔다. 그러나 안동지역 축구인들의 제의와 지난해 경상북도 홍보대사를 맡았던 인연을 생각해 수락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며 “경제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데다 지방까지 내려오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보대사는 괴로워(?) 과거 아나운서 출신 모 방송인이 ‘모유 수유 홍보대사’ 활동을 마치자마자 분유 CF에 출연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한마음 혈액원의 한 관계자는 “일부 연예인 홍보대사는 보통 사진 한 번 찍어주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홍보대사 연예인도 힘들긴 마찬가지. 원더걸스 소속사 관계자는 “정말로 수많은 홍보대사 제의가 들어와 일일이 거절하기가 힘들 지경”이라고 했다. 반면 모범적인 활동으로 주위의 귀감이 되는 이들도 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홍보대사로 활동한 바 있는 권오중은 2002년 ‘천사를 돕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 난치병 어린이를 꾸준히 돕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하트-하트재단의 홍보대사인 최수종, 하희라 부부는 굿네이버스에 1억원을 기부하는 등 꾸준히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허남훈 기자 noi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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