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게임의짜릿한만남‘스피드레이서’

입력 2008-04-22 00: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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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가 자동차 트랙에서 진화한걸까? 워쇼스키 형제는 ‘스피드레이서’에서 또 한번 새로운 변신을 보여줬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현란함, 직접 핸들을 잡고 트랙을 도는 것 같은 착각. CG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은 워쇼스키 비디오 게임의 짜릿한 긴장감을 영화 속에 넣어버리는데 성공했다. 단 애니메이션이상 높은 완성도를 갖췄다지만 역시 CG보다 는 리얼 액션이 좋은 관객이라면 현란한 기교에 눈이 아프고 경박한 가벼움도 느낄 수 있다. 걷기도 전에 운전을 배울 정도로 운전을 좋아하는 스피드 레이서(에밀 허쉬). 아버지의 팀 레이서 모터스 선수로 경기에 나선다. 레이싱도중 세상을 떠난 형을 생각하며 눈물의 질주를 한다. 극적인 우승으로 스타덤에 오른 스피드, 하지만 레이싱 대회의 승부가 돈에 의해 조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스피드는 정의를 되찾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또 다른 레이서 태조 토고칸(비), 레이서X(매트 폭스)와 손잡고 죽음의 레이싱경기에 나선다. ‘스피드 레이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 ‘마하고고’가 원작이다. 만화책 ‘파일럿 에이스’로 출발 1967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1990년 재 상영, 신작 제작 등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만큼 스토리만큼은 탄탄하다. 그리고 ‘매트릭스’에서 키아누 리브스가 총알을 피했던 플로우 모션 촬영기법처럼 원근법을 무시하고 배경영상을 만드는 ‘실사 아니메 영상’이라는 새로운 기술도 만들었다. 워쇼스키 형제는 CG라는 새로운 장난감에 신난 어린아이처럼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들 정도로 온갖 특수효과를 총동원 역동적인 레이싱 장면을 만들어냈다. 수백 대가 넘는 자동차가 등장, 엄청난 속도로 트랙을 질주하며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쥔다. 할리우드 유망주 에밀 허쉬는 다양한 특수효과로 언뜻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영화의 무게를 잡으며 좋은 연기를 펼쳤다. 고독한 레이싱 장면은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또 다른 매력, 존 굿맨과 수잔 서랜든의 관록도 힘들 더했다. 우리의 비는 기대 이상 많은 분량과 비중 있는 역할로 활약했다. 영어 대사도 안정적이고 현란한 액션도 볼거리. 하지만 ‘스피드 레이서’의 가장 큰 매력은 초등학생 어린아이(영화의 관람등급은 12세 이상)부터 40대 아빠, 엄마. 온 가족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다. 어린이가 볼까 걱정될만한 자극적인 장면, 어른들이 싫어할 만한 유치함도 없다. 5월 8일 개봉. 이경호 기자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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