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를 이룬 사람에게 붙이는 ‘가(家)’가 어울리는 만화가 박봉성(사진).
그는 우리나라에서 산업 만화의 가능성을 보이며, 독자층을 확보한 대표 만화가다. 1949년 부산 출생으로 16살이 되던 1964년 오명천 화백의 문하생으로 시작, ‘떠벌이 복서’(1974)를 발표했다. 1983년부터 1987년까지 총 53권의 ‘신의 아들’은 1986년 최민수, 조민수 주연 영화로도 리메이크 됐다.
대개 소외되거나 어두운 계층의 끈끈한 모험담을 다룬 그의 작품은 산업화 시대 대중의 욕구와 맞아떨어졌다. ‘20세 재벌’(1083)은 최강타가 불법 세습경영, 문어발식 확장 등 거대재벌 시스템에 도전장을 내민 내용이다. ‘20세 거물’(1983)은 최강타가 청계천에서 장사의 기본을 닦은 뒤 공장을 인수, 경영인으로 거듭나는 소재다. ‘아버지와 아들’(1985)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막노동판에서부터 시작해, 투명한 경영 기법을 전수하는 게 주 골자다. 송일국이 출연을 고민 중이라는 드라마의 원작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는 지금도 최고 인기작으로 손꼽힌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