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균의21C必聽음악실]대중성갖춘인디음악이궁금하다면…

입력 2008-06-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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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던 록 밴드 넬이 주류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사건’이 있었다. 주류의 벽이 드높은 한국 가요계에서 비주류인 인디 출신 모던 록 음악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는 일은 가요계의 다양성을 위해 크게 반길 경사였다. 넬을 보면서 뒤이어 인디 출신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뮤지션을 머리 속에서 검색해 보니 1995년 결성된 4인조 그룹 마이앤트메리가 떠올랐다. 넬과 마이앤트메리는 닮은 점이 꽤 있다. 자신들만의 뚜렷한 음악색을 갖고 있는 진지한 뮤지션이면서도 ‘저주 받은 예술가’를 거부하고 대중적인 교감에도 신경을 쓴다는 점이다. 또 소속사가 인디 레이블이 아니라 비주류 음악인을 주류에 안착시킨 노하우를 가진 기획사라는 공통점도 있다. 넬은 에픽하이를 성공시킨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이고, 마이앤트메리는 러브홀릭 클래지콰이 유앤미블루의 이승렬 W 등과 플럭서스에 몸을 담고 있다. 마이앤트메리가 2004년 선보인 3집 ‘저스트 팝’(Just Pop)은 이들이 주류와의 벽을 허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디 출신 뮤지션임을 보여주는 좋은 음반이다. 자신들의 음악이 록이라는 장르의 일부가 아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팝(대중음악)이라 선언하는 음반의 타이틀처럼 수록곡은 대중의 접근이 쉬우면서도 탄탄한 음악성 모두를 잘 갖추고 있다. 마이앤트메리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이뤄진 4인조 록밴드 구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피아노나 브라ㅓ스 등 다양한 외부 악기들을 끌어 들여 자칫 메마른 느낌을 주기 쉬운 록 음악을 풍성한 음악적 요소로 가득한 ‘팝스런’ 록으로 변형시킨다. 멜로디 라인이 매끈하고 곡 구성이 경쾌한 특징도 이들 음악의 대중성이 높은 이유다. ‘골든글러브’는 이 음반의 강추곡. 앞서 언급한 마이앤트메리 음악의 집약체이다. ‘원’ ‘소꿉친구’ ‘4시20분’ 등에서 보여주는 서정성도 만만치 않다.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서정성을 좋아하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도 그리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 음반은 전체적으로 대중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아티스트의 음악적 시도도 포인트로 곳곳에 심어 놓았다. 끝으로 이 음반이 마음에 든다면 ‘토마스 쿡’의 음반도 관심을 갖자. 마이앤트메리의 리더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정순용의 솔로 프로젝트 음반이다. 델리스파이스-스위트피(김민규), 허클베리핀-스왈로우(이기용) 등 뛰어난 인디 그룹의 음악과 싱어송라이터 리더들의 솔로 프로젝트를 연계해서 듣는 것은 인디 음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이다. 최 영 균 스포츠지 대중문화 전문 기자로 6년간 음악·영화에서 열정을 불태운 몽상가. 지금은 ‘킬러 콘텐츠’를 만든다며 매일 밤 담배와 커피를 벗삼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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