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서디제이로…구준엽“쿵따리잊었다”

입력 2008-06-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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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구준엽이 7년 만에 ‘클론 구준엽’에서 ‘디제이쿠(DJ Koo)’로 변신을 꾀했다. 그가 디제이로 나선 것은 클론의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강원래의 사고로 생긴 공백기 때문. 소속사의 권유로 2003년 앨범을 발표했지만 ‘솔로 구준엽’은 낯설기만 했다. 그때 구준엽은 음악을 평생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위기감을 처음 느꼈다. 이 위기에서 그를 구해준 건 유럽 디제이(DJ)들이었다. 구준엽은 이들을 보고 ‘디제잉’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다. “사고는 친구에게 일어났지만 제가 난 거나 마찬가지였어요. 그러다가 유럽 디제이들을 보고 디제잉을 해보자고 결심했어요. 중간에 솔로 앨범을 내기도 했지만 사실 7년 동안 쉰 거나 다름없었어요.” 구준엽은 대중의 인기를 얻고자 했다면 ‘쿵따리 샤바라’ 같은 히트곡 위주의 노래를 들고 나왔을 거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2∼3년간 서울 강남 일대 클럽에서 디제잉 실력을 키웠고 5년 만에 일렉트로 하우스 음악이 담긴 싱글 ‘아임(I'm) DJ 쿠’를 발표했다. 요즘 클럽가에서 유행인 ‘테크토닉’의 진수를 선보이겠다며 춤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테크토닉은 프랑스에서는 서태지의 ‘컴백홈’과 같은 춤이에요. 실제로 프랑스에서 가출한 친구들이 이 춤을 접해 대회에 나가서 인정받으면서 집으로 돌아온 사례가 있었대요. 이 춤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죠.” 물론 구준엽이 ‘디제이’라는 수식어를 달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클럽가에서는 대중가요를 부른 가수라는 이유만으로 텃새에 시달렸다. 그러나 구준엽은 포기하지 않았다. 바닥부터 기본기를 닦았고 개인 파티를 열며 실력을 키웠다. “‘내가 클론이었다’라며 옛날에 집착하고 싶지 않아요. 이미 지나간 일들이 저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지금 하고 있는 디제잉이나 춤추는 일, 그 모습을 신선하게 받아들여주고 더 멋있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신인가수라고 해야 안 늙어 보이죠.(웃음)” 구준엽은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에 욕심부리지 않고 현실을 똑바로 보는 게 지금의 자신을 만든 원동력이라고 했다. 가끔 인터뷰에서 나이 이야기가 나올 때 비로소 세월을 느낀다고 한다. “동안의 비결이요? 저는 새로운 춤이 있으면 스무 살 꼬마한테도 가르쳐달라고 해요. 늘 새로운 걸 찾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아! 철이 없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구준엽은 이제 자신을 디제이 쿠로 봐달라고 했다. 클론의 모습은 다시 볼 수 없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는 “클론과 디제이 쿠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며 강조했다. “전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클론의 구준엽, 디제이 쿠, 솔로가수 구준엽. 지금은 테크토닉을 전파하는데 힘을 쏟지만 앞으로 더 재미있는 일이 생기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꿈이요? 유럽 디제이들한테 한국의 디제이 중에 이런 놈도 있다는 걸 보여줘야죠.”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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