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엄마의다른생각]철부지연하男들아,이제좀성숙해지자

입력 2008-07-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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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상녀 연하남 커플이 대세인가 보다. 이젠 한 두살 정도의 차이는 연상녀 연하남이라고 쳐주지도 않는 듯싶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이런 커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케이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는 아예 어린 남성을 펫으로 키우기도 한다. 물론 예전에도 대중매체에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들을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양상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연하남 캐릭터의 변화다. 나이만 어릴 뿐 어른스럽고 남성미가 강조되었던 과거의 연하남과 달리 요즘 연하남은 아예 어린 나이를 무기로 내세운다. 여성에 비해 모든 면에서 성숙도와 능력이 떨어지지만 어린 남성은 그저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용서가 되고, 연하남은 그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런 민폐 연하남 캐릭터가 왜 여성들에게 어필이 되는 것일까? 그들이 민폐를 끼치기는 하지만 적어도 지배하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들 자체가 존경스럽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나를 존중해 주기 때문이다. 한심해 보일 때도 있지만 권위를 부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불안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변화의 가능성이 많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여성에게는 이러한 이유들이 남성의 다른 조건보다 중요하다. 권위적이고 불평등한 가부장적 연애 문화에 지친 여성들에게 이러한 새로운 남성 캐릭터는 한계가 있을지언정 숨통이 트이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물론 대가는 크다. 여러 가지‘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나이’가 많다는 것은 여성들에게 치명적인 결함으로 지적된다. 그래서 그 모든 자원을 나이와 맞바꾸는 거래를 해야 한다. 어린 남성이 나이 많은 여성을 만나준다는 사실관계로 모든 거래는 끝이 난 것이기 때문에 나이 많은 여성이 다른 요구나 불만을 제기하면 그 관계는 종료된다. 그리고 연상녀들은 이 관계의 끝이 때로 아주 비참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그 관계의 끝에 어린 여성이 있다면 연상녀의 가슴은‘나이’라는 두 글자를 인두로 지지는 듯 한 아픔으로 가득 찰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살아온 시간들이 주는 지혜와 깨달음은 그 시간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니 연상녀 연하남 커플들이여, 이제 불공정한 거래는 끝내고 ‘나이’에 대한 견적서를 다시 내보는 것은 어떨지.... 윤 재 인 비주류 문화판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프리랜서 전시기획자. 학교를 다니지 않는 17살 된 아이와 둘이 살고 있다. 생긴 대로 살아가도 굶어죽지 않을 방법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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