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등하교 시간에 학교 주변은 매우 번잡하다. 등하교 때 걸어 다니는 학생보다 부모가 승용차편으로 학교에 데려다 주는 경우가 훨씬 많아서다. 미국의 많은 학부모들은 학교 주변에서 주정차 위반으로 티켓을 받은 경험을 갖고 있다. 경찰들이 학교 주변에서 주정차 위반을 엄격히 단속한다. 그러나 한 가지 지나칠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경찰력이다. 어느 학교이든지 등하교 시간에 학교 정문에 경찰의 패트롤카가 서 있다. 왜 그럴까. 학원폭력 및 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미국의 공권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격하다. 요즘 한국의 경찰력이 가장 부러워하는 게 미국 공권력이다. 경찰에 대항하면 속된말로 그 자리에서 거의 초죽음이 될 정도로 두들겨 맞는다. 한마디로 미국에서 공권력에 대한 대항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다름없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 국내에서 학교 주변의 폭력사고로 학생들이 학교 다니는 게 무서웠던 때가 있었다. 검찰까지 나서 학교 편안하게 다니는 캠페인을 벌였던 기억이 있다. 사실 한국에서는 학원폭력이 아주 쉽게 빈번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야만적인 폭력의 심각성을 너무 가볍게 지나친다. 미국에서는 학교에서 싸움을 했다가는 큰 일이 난다. 학생이 싸움에 연루됐을 경우에는 명문대 진학도 어려워진다. 패트롤카의 존재는 최소한 등하교 시간의 학원폭력 및 사고, 범죄노출을 막을 수 있다.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학생들간의 헤게모니를 위한 폭력까지 막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선의의 피해자는 없다. 미국은 철저한 지역 사회 중심이어서 경찰들이 관내 학교의 학사일정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학교 밖의 사인보드에도 학사 일정이 고시된다. 이른바 ‘땡땡이’를 치고 학교 밖에 나갔다가 경찰에게 적발되는 학생도 있다. 미국서는 땡땡이를 속어로 ‘Ditching’이라고 한다. 학교수업은 거의 전 학교가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이기 때문에 학생이 합법적인 조퇴를 하지 않는 한 경찰도 이를 안다. 조퇴하는 학생의 경우 학교 측이 사유서를 끊어준다. 또 하나 미국에서는 학무모가 학교에 난입해 난리를 피울 수가 없게 돼 있다. 국내에서는 가끔 자신의 자식이 선생님에게 매를 맞았다고 부모가 학교에 와서 오히려 선생님에게 폭력을 가하는 일이 벌어진다. 일단 미국에서는 월담을 하지 않는 한 교무실로 곧바로 갈 수가 없다. 모든 출입은 행정실을 통하게 돼 있고, 공무원 청사 출입처럼 통제를 받는다. 이것 역시 예상치 못한 불상사를 막기 위함이다. 미국 사회의 보안 제도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점에서 본받아야 될 점이다. 학교와 학생은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는 게 미국 교육의 기본정신이다. LA|문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