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루키프라이스의‘가을전설’

입력 2008-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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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뉴욕 양키스-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차전. 다저스는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4-3리드를 잡았다. 1점차로 앞선 9회초. 1사 1,2루 에서 토미 라소다 감독은 시즌 중반부터 선발로 뛴 루키 강속구 투수 봅 웰치를 마무리로 투입했다. 웰치가 상대할 타자는 양키스의 중심타선. 웰치는 3번타자 서먼 먼슨을 플라이로 처리하며 일단 발등의 불을 껐다. 그러나 다음 타자는 전년도 월드시리즈에서 한 경기 3홈런을 때린 ‘미스터 옥토버’ 레지 잭슨. 한방이면 전세가 뒤집어지는 순간. 그러나 루키 웰치는 풀카운트 2-3에서 강타자 잭슨을 불같은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이후 웰치는 한 시즌에 27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도 수상했고 통산 211승을 올리며 현역에서 은퇴했다. 20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월드시리즈에 진출시킨 영웅은 여럿 있다. 선발 맷 가르자. 2루타와 쐐기홈런으로 공격에 불을 지핀 무명용사 에릭 아이바 등이다. 하지만 루키 데이비드 프라이스(23)가 경기를 마무리짓지 못했다면 탬파베이의 첫 월드시리즈 진출은 물거품이 될 뻔했다. 탬파베이는 올 포스트시즌에서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세이브가 2개에 불과할 만큼 불펜이 취약한 반면 23일부터 맞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9경기에서 브래드 릿지가 5세이브를 작성했을 정도로 뒷문이 든든하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월드시리즈에서 루키 프라이스를 마무리 혹은 셋업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7차전에서 보여준 프라이스의 흔들리지 않는 대담함, 155km의 빠른 볼을 과감히 구사하는 구위 등으로 조 매든 감독의 고민을 풀어줬다. 5타자를 상대하며 3개의 삼진을 잡았다. 프라이스는 지난 해 탬파베이가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지명한 좌완이다. 신장 198cm의 장신에서 뿌리는 강속구가 일품이다. 더구나 중남부의 사립명문 밴더빌트 대학 출신으로 매우 지적인 투수다. 2006년 대학 2학년 때 110.1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을 무려 155개나 낚았고, 볼넷은 43개만 내줬을 정도로 파워와 제구력을 겸비했다. 올해 데뷔해 마이너리그에서 12승1패와 방어율 2.30을 마크했다. 프라이스는 워낙 기량이 출중해 올해 싱글A부터, 더블A, 트리플A를 거쳐 빅리그까지 진출하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탬파베이가 올해 전년도 꼴찌에서 리그 챔피언까지 오르며 새로운 메이저리그 역사를 쓰고 있지만 내년 시즌의 전망이 밝은 이유도 차세대 에이스 프라이스같은 영건이 있기 때문이다. 프라이스는 ‘탬파베이판 봅 웰치’가 될 꿈나무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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