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소를 맞아 몇 초간 숨이 멎은 적도 있어요. 아스팔트 바닥에서 유도할 때는 무릎이 몽땅 까지기도 했죠.”
배우 유건(25)은 데뷔 후 첫 액션드라마 tvN ‘맞짱’(극본·연출 박정우)을 촬영하며 혹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100% 야외촬영으로 진행하는데다 상대방과의 액션 장면을 각본대로 짜 놓는 ‘합’을 미리 맞추지 않는 탓에 ‘맞짱’ 현장에서는 날것 그대로의 액션이 난무한다. 그 속에서 유건은 벌써 한 달 째 가쁜 숨을 쉬며 살고 있다.
전체 8부작 중 2회까지 방송된 ‘맞짱’(매주 금요일 밤 12시)은 남자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유건이 연기하는 주인공 강건은 평범한 소시민이 각종 무술 기술을 하나씩 익혀가면서 고수로 거듭나는 인물. 태권도부터 이종격투기, 유도, 레슬링, 무에타이, 공수도에 이르기까지 전문 무술이 등장하는 ‘무술지침 드라마’를 표방하는 ‘맞짱’의 기둥이다.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제작진의 의도에 맞춰 유건은 촬영 6개월 전부터 익힌 여러 무술을 매회 하나씩 보여주고 있다.
“혈기왕성한 남자들이 ‘합’도 없이 싸우다보면 카메라 앞인지, 연기인지 금방 잊어요. 그러다가 한 데 맞으면 ‘욱’하는 마음이 올라와서 더 격하게 싸우게 돼요(웃음).”
유건은 최근 상대방의 발차기에 머리를 맞고 실신해 응급실로 후송되기도 했다. 드라마 제목부터 자극적이지만 유건에게 이 제목은 낯설지 않다. 그는 “고교 때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한 까닭에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내며 ‘맞짱’을 몸소 체험했어요”라는 고백도 어렵지 않게 꺼내놓았다.
“축구장에서 억울한 판정에 불만이 생겨 팀 대 팀으로 싸운 적이 있어요. 서울예대 방송연예과에 진학한 뒤에는 연극과 체육대회에서 학과 대 학과로 다툼이 일어나기도 했었죠.”
제작진에 따르면 유건은 축구로 다져진 타고난 운동신경 덕분에 작은 부상에는 시달려도 고난도 무술은 잘 소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 말을 전하자 유건은 “격투기 전문가들로부터 ‘선수로 키워보고 싶다’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에요”라고 은근히 자랑했다.
이해리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