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류진이 때 아닌 ‘연하 수업’에 한창이다.
어려보이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잘랐고 목소리 톤도 바꿨다. 구두 대신 운동화로 갈아 신은 것도 모자라 넥타이도 웬만하면 메지 않는다.
류진이 어려지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새로 맡은 역할 때문이다. 19일부터 MBC가 방송하는 수목극 ‘종합병원2’(극본 최완규·연출 노도철)에서 27살의 1년차 레지던트 백현우로 출연한다.
실제 나이보다 무려 10살이나 어린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처절한 변신에 나섰다. 최근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난 류진은 “최대한 어려보이는 게 이번 드라마의 가장 큰 숙제”라며 “아내에게 밤마다 마사지를 받으면서 피부 관리에 신경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하는 김정은의 경우 역할 자체가 ‘만학도 의대생’으로 설정돼 실제 나이와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27살로 등장하는 류진은 상대적으로 두 배의 고충을 겪고 있다.
또한 극중 동갑내기이자 선의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차태현과 부딪히는 장면이 많은 것도 그의 고민을 늘리는 요인. 차태현은 연예계 대표적인 동안 중 하나. 류진에게 마음의 짐을 더하는 존재다.
심지어 친구로 나오는 허우진은 그보다 12살이 어린 띠동갑이다. 류진은 “동안인 차태현, 띠동갑 허우진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외모부터 발성까지 모든 걸 바꿔야 한다”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어려지려는 류진의 유별난 노력은 ‘종합병원2’의 극본을 맡은 최완규 작가가 “너무 완벽하게 변신하면 오히려 시청자의 반감을 살 수 있으니 적당히 하라”고 당부했을 정도.
하지만 류진은 “의학드라마의 시작을 알린 의미 있는 작품에서 빛을 발하고 싶다”는 이유로 변신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