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 사라, 찾았어?
사라 : 아니, 아무리 이 잡듯이 뒤져 봐도 도통 없는 걸.
닉 : 그거 참, 1부터 4까지 네 가지 중에 하나는 나올 줄 알았는데, 아무리
향수 전문점을 다 뒤져 봐도 하나도 없네…
사라 : 그리고 점원들도 모르겠다는 걸?
1번부터 4번까지는 본 적이 없다는 거야.
닉: 그럼 뭐야?
샤넬 No.1부터 No.4까지는 너무 꽝이라서 나오자마자 없어진 건가?
그래도 그렇지…
사라 : 그러게, 샤넬 No.1부터 No.4까지는 그렇게 나쁜데 No.5만 그렇
게 대박을 쳤다는 건 어째…
반장 : 애초부터 없는 걸 찾으니까 그렇게 헛수고들을 하고 있지.
두 사람, 샤넬 No.5가 설마 샤넬에서 다섯 번째로 내 놓은 향수라
고 생각하는 건가?
닉 : 글쎄, 그렇지 않을까요?
딱히 5라는 숫자에서 떠오르는 의미도 없고…
사라 : 그러게요. 샤넬이 5라는 숫자를 좋아했나?
반장 : 아무튼 샤넬에서 가장 처음으로 나온 향수 제품은 샤넬 No.1이 아
니라 No.5라고.
닉 : 자아, 그럼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시죠.
반장 : 원래 코코 샤넬은 패션 쪽으로 성공한 사람이었지만 아무래도 패
션과 향수는 가까운 이웃이니까 향수에도 손을 대기로 했지.
그래서 당대 최고의 조향사였던 에르네 보한테 부탁을 했던 거야.
샤넬한테 모두 다섯 개의 샘플이 왔는데, 샤넬이 고른 건 ‘5번 샘
플’이었던 거지.
사라 : 아하, 샘플 번호 5번이 샤넬 No.5가 된 거로군요.
그런데 좀 단순하다… 뭔가 좀 멋지고 그럴싸한 이름도 있었을 텐데.
반장 : 글쎄, 아무리 멋진 이름을 단 승용차가 많아도 역시 명품이라면 메
르세데스-벤츠 S600이나 BMW 740 같은 차들 아닌가?
어쨌거나 그 뒤에 샤넬에선 No.19나 No.22 같은 번호를 붙인 향
수가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샤넬하면 No.5가 가장 유명하지.
닉 : 크… 마릴린 먼로가 그랬잖아요. “내 잠옷은 샤넬 No.5다”
반장: 아참! 닉! 자네도 No.5더군.
닉 :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반장 : 자네가 전국 수사 요원 중에서 근무 성적 나쁘기로 5위를 차지했
다네. 축하해!
닉 : 젠장, 나보다 더 근무가 개판인 네 놈은 뭐 하는 자식들이야?
사라 : 그러게, 닉보다 더 나쁠 수가 있다니, 그게 더 놀라워!
수사결과
샤넬 No.5는 번호와는 달리 샤넬이 내 놓은 첫 향수 제품임. 따라서 No.1부터 No.4까지는 샘플만이 있을 뿐 실제로 존재하는 상품이 아님.
Who? 잡학수사대
[반장] 믿거나 말거나 모든 분야의 지식에 정통한 잡학수사대의 리더. 혼자 수사해도 되는데 도움 하나 안 되는 부하를 둘이나 거느리고 있다.
[사라] 성격 괄괄한 잡학수사대 여성수사관. 앙숙인 닉이 사고를 쳐서 반장에게 야단맞는 걸 즐긴다. 실패한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
[닉] 무개념 사고뭉치인 잡학수사대 남성수사관. 헌칠한 미남형이지만 정력이 약해 괴롭다. 몸에 좋다면 심지어 증거물을 먹어치우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