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 ‘워낭소리’의 수익금이 독립영화 발전에 쓰인다.
20일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전국 관객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제작자인 스튜디오 느림보의 고영재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말했다.
고 대표는 이날 영화 흥행에 따른 ‘주인공 최 모 노인 부부에 대한 수익금 배분’과 ‘이명박 대통령의 영화 관람 및 연출자 이충렬 감독의 면담’ 등 항간의 오해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고 대표는 “‘워낭소리’의 수익금 중 30%를 독립영화 발전에 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 할아버지, 할머니 자녀들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 수익금과 관련해서는 상영이 다 끝난 후 가족들과 함께 의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최근 취재진에게 특정 수치를 거론하며 최 노인 부부에게 수익금 일부를 전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 대해 “사적인 자리라고 생각해 특정 수치를 말했다. 이와 관련한 보도도 선의의 의도였다는 것을 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오해의 소지를 제공한 건 사실이다. 이후 굉장히 많은 항의를 받았다. 어떤 식으로라도 이 일로 두 분이 피해를 입을까 잠이 오지 않는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어 “성공한 자식으로서 부모님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많은 것을 해드리고 싶다. 그 수치에 해당하는 만큼 많은 것을 해드리고 싶다. 하지만 그 수치가 거론되는 게 두 분께 누가 되는 것 같아 해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영화를 관람하며 이충렬 감독과 면담한 후 일부 누리꾼들이 비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독립영화는 어떤 정부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다”고 전제한 그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때 ‘노무현 정권에게 특혜를 받았고 소위 이념단체다’는 말도 들었다. 잘못된 현실을 통렬히 비판하는 게 독립영화의 존재 가치 중 하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독립영화하는 사람들이 왜 (정치권에)구걸하는가?’라는 지적도 받았다. ‘워낭소리’를 활용하려는 ‘퍼포먼스’에 장단을 맞춘 것일 뿐이라는 비난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이 대통령 및 유인촌 문화부 장관 등과 만남을 주선한 분들이 정말 한 건 올리고자 자리를 마련한 것이 아니라면, (독립영화와 관련한)지속적인 후속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고 대표는 “이후 빗발치는 항의에 이 감독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영화 홍보를 위해 청와대 관람을 받아들였다는 건 사실무근이다. 지지율을 생각한다면 홍보를 위해 그랬겠냐?“고 반문했다.
스포츠동아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