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블러드’개봉앞둔전지현“나이들어간다는게설레”

입력 2009-06-0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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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전지현은 이제 물 흐르듯 인생을 받아들이는 성숙함도 갖추게 됐다. 꽉 짜인 스케줄 안에서 움직이지만 이제 빈틈도 보이 려 하고 나이가 드는 것을 기대하는 성숙한 여인으로 변신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어느덧20대끝자락성숙한모습보여줄래요
“잘 살고 싶다, 배우로, 인간으로.”

톱스타 전지현의 하루 일과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지금 몇 시야?”라며 화들짝 눈을 뜨면 6시다. “매일 오후 3시까지 스케줄대로 움직이다보면 나름 바쁘다”고 말했다.

“맛도 없는 술을 왜 마시냐?”며 묻는 그녀의 일상은 공식적인 스케줄이 있든 없든 매일 똑같다. “누굴 만나도 정확히 분 단위까지 약속 시간을 정한다. 가령 1시53분에 만나자고 하면 그 시간을 지키는 거다.”

“나만의 룰을 늘 지키기 위해 긴장하고 산다”면서 “예민하기도 하고 고지식하기도 한” 성격이 온전하게 드러나는 말이다. 하지만 또 “빈틈의 미학”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도 한다며 웃는다. 그 빈틈을 드러내기까지 그녀는 조급해했던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

“난 우리 집의 막내딸이고 내 친구의 친구이기도 하니까.”

이는 전지현이 첫 해외 진출작인 다국적 프로젝트 영화 ‘블러드’의 개봉을 앞두고 3일 스포츠동아와 나눈 인터뷰를 관통하는 말인 듯 했다.

전지현은 어느덧 20대의 끝자락에 서 있다. 2006년 영화 ‘괴물’을 본 뒤 그녀는 비 내리는 한강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내가 지닌 것, 보여준 것에 비해 너무 많은 관심과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반성한다. 그래서 조급했는지 모른다. 어쨌든 나는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잘 해낼 것이다. 동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한 가지 모습으로만 (대중에게)기억되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또 다른 내 모습이 생겨날 것이다.”

이후부터 “나이 들어간다는 게 기대된다”는 그녀는 인터뷰 중간 중간 ‘선입관’이라는 단어를 몇 차례 끄집어냈다.

- 선입관이라면.

“지금까지 좋아하는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그런 면에서 행복하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 아닐까. 여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잘 살고 싶다. 그러다 보면 굳이 ‘나는 이런 사람이다’고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내 감정을 잘 관리해서 나와 내 몸을 통해 연기로 잘 표현하면 되는 것 아닐까.”

- 스스로 대견하다는 것도 그런 의미였나 보다.

“내 이미지를 자연스레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또 내가 성숙해가고 있다는 것도. 나이 들어가는 게 기대된다.”

-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가슴 아픈,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이 순간,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과 감정을 교류하는 게 이상한가.”

- 휴대폰 복제 사건 이후 현 소속사와 재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이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사건이 불거졌을 때)좀 힘들긴 했다. 하지만 옛 일이다.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와 회사에겐 일이 가장 중요했다. 무 자르듯 딱 잘라 말한 것도 아니다. 영원한 건 없지 않으냐. 시간이 지나면 그 상황에 맞춰가야 하지 않을까.”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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