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아침편지]휠체어타면서도항상웃는우리아들…“엄마라서행복해요”

입력 2009-08-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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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편과 세탁소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아들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편지 보냅니다. 아들 이름은 정호진이고 올 해로 스물아홉 살입니다. 직업은 공무원이죠. 재작년에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을 하고 현재 김해 시청 정보통신과에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뿐인 아들 녀석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왜 그리도 눈물부터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안타까운 마음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제 아들은 초등학교에 입학 한지 얼마 안돼서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다치더라도 그냥 어디 팔이라도 부러지거나 했으면 다행이었으련만 차에 치이면서 어떻게 넘어진 건지 머리에 충격이 가서 한동안은 혼수상태에 빠져서 얼마나 애간장을 녹였는지 모릅니다. 정말 금이야 옥이야 키운 아이였는데, 어째서 제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지. 그땐 하늘에 대고 원망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는 그저 살아만 있게 해달라고, 눈만 뜨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는데 다행히 일주일 만에 아이는 깨어났고 저희 부부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은 모든 걸 주시지 않는 걸까요?

처음에는 아이만 살 수 있다면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 없을 것 같았는데 사고로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아들을 보자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그래도 아들은 빠른 속도로 회복을 했고 학교도 다시 다닐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녀석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공부만큼은 남들과 똑같이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아들을 업고, 때로는 휠체어를 밀어주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학교를 오갔습니다. 이 녀석도 제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열심히 공부해 줬고, 재작년에는 그렇게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사실 우리 애가 다리가 불편하니까 남들처럼 사회생활을 하긴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걱정도 한 방에 싹 날려주고, 지금 생각해봐도 아들이 얼마나 대견스러운지요. 그런데 요즘 직장에서 일이 많은지, 감사다 뭐다 해서 늦게까지 근무를 해서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는 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이런 제 맘을 아는지 속 깊은 아들은 제 앞에서는 절대로 힘든 내색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싱글벙글 웃으며 생활하죠.

만약에 이 녀석이 매일 우거지상을 하고 있었다면 저도 정말 힘들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이렇게 항상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니까 아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비록 남들보다 열배는 힘들게 키웠지만, 이제는 그만큼 이 녀석이 열배로 행복을 채워주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앞으로 어떤 고난이 또 닥칠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 늘 그래왔던 것처럼 잘 헤치고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몸은 불편하다 해도 마음은 그 누구보다 건강한 우리 아들! 이정도면 잘 자란 거 맞죠?

경남 김해시|김득자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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