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가수들이 토크쇼만 뛰는 이유…

입력 2009-1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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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승훈.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잇뮤직/30·40대가수 설자리가 없다
시청률 경쟁 아이돌에 밀려…심야나 아침방송에만 출연
가요계가 아이돌 가수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30,40대 가수들이 음악 프로그램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다.

가수경력 10년 차 이상,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에 이르는 연령대의 가수들은 아이돌 가수가 주류인 지상파 3사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모습을 보기 힘들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밀려난 이들은 심야 토크쇼 등에 간간히 출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주말 KBS 2TV ‘뮤직뱅크’와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출연자 중 가장 경력이 많거나 연장자는 7년차인 남성듀오 원투와 33세의 10년차 백지영이었다. 그외에는 샤이니와 2PM, 에프엑스, 브라운아이드걸스, 아이유, 씨야 등 5년차 미만의 댄스가수들이 출연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근 오랜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김정민, 홍경민 등은 자정을 넘겨 방송되는 SBS ‘김정은의 초콜릿’,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MBC ‘음악여행 라라라’ 등이나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침방송, 토크쇼에 출연하고 있다. 이들 심야 음악방송은 거의 매주 출연할 수 있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과 달리 한 번 출연 후 6개월 이내 재출연이 불가능해 TV를 통한 노래를 알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콘서트나 음반 판매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승철, 신승훈이나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이승환 역시 10대 아이들 가수들이 터를 잡고 있는 주말 황금시간대 음악프로그램 출연에 어색함을 느껴 출연을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베테랑 가수들의 이러한 상황은 주말 음악프로그램 제작진이 시청률 경쟁으로 아이돌 스타의 출연을 선호하면서 상대적으로 출연기회가 자주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베테랑 가수의 매니저는 “주말 프로그램에 출연 요청을 하면 순간시청률 자료를 보여주면서 난색을 표시한다”면서 “사실상 주말 생방송 음악프로그램은 포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승훈은 11일 열린 미니앨범 쇼케이스에서 “제게 방송출연은 안하느냐고 묻는 분들에게 ‘제가 어느 프로그램에 출연할까요?’라고 되묻는다”면서 음악방송 환경의 현실을 꼬집은 바 있다.

다른 가수 매니저는 “순위 프로그램은 버라이어티쇼에 많이 출연하는 가수들의 몫이고, 인기 있는 아이돌 가수들의 잔치”라며 “이로 인해 채널과 프로그램만 다를 뿐, 출연자들이 매회 똑같고, 다양한 음악을 포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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