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가 주연한 성장영화 ‘바람’의 3D 콘티. 사진제공|필름 더 데이즈
‘백야행’ “완벽한 시뮬레이션…비용·시간 확 줄여”
성장영화 ‘바람’ “3D콘티로 28일만에 촬영 끝내”
충무로에 3D 콘티 제작 방식이 떠오르고 있다. 성장영화 ‘바람’ “3D콘티로 28일만에 촬영 끝내”
제작비 및 시간의 절감은 물론 좀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영화 제작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콘티란 시나리오를 토대로 인물의 대사와 지문은 물론 카메라 워킹과 배우의 동선, 모든 장면의 구성 등을 그래픽 형식으로 정리한 것. 시나리오처럼 책으로 묶여져 현장에서 활용된다.
3D 콘티는 이를 3D화한 동영상으로 작업해 만든 것. 촬영 전 각 장면은 물론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과 분위기 등을 3D로 표현, 완벽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우와 스태프간의 원활한 소통과 효과적인 촬영, 시간과 비용의 절감 등 측면에서 새로운 기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9일 개봉한 영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이하 ‘백야행’)와 26일 선보이는 ‘바람’이 이를 활용한 효과적인 제작 방식을 도입, 화제가 되고 있다. 손예진, 고수 주연 ‘백야행’은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3D 콘티의 사전 애니메이션 작업을 거친 애니매틱스 동영상 콘티를 이용했다. 모든 공간과 세트의 이미지, 배우들의 동선, 성우들의 더빙까지 입힌 영상을 활용한 이 콘티는 ‘백야행’의 애니메이션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백야행’의 제작사 폴룩스 픽쳐스의 안은미 대표는 “촬영 전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정확하고 세밀한 시뮬레이션 작업이 필요했다”면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많은 제작사들로부터 이에 관한 문의를 받고 있다”고 말해 충무로 관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정우가 주연한 성장영화 ‘바람’ 역시 3D 콘티를 적극 활용했다. 전작 ‘스페어’에서 신선한 액션 장면으로 기대를 모은 이성한 감독은 3D 콘티 작업을 거쳐 28일 만에 15회차 촬영으로 영화를 완성시켰다. 특히 “촬영현장의 시간적 낭비를 줄임으로써 좀 더 빠르고 효과적인 촬영이 가능했다”고 이 감독은 말했다. 이성한 감독은 3D 콘티를 동영상과 인쇄된 콘티북으로까지 함께 활용해 좀 더 정교한 프로덕션을 진행할 수 있었다.
‘바람’은 부산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불량서클에 가입하는 주인공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 따라서 극중 학생들이 대거 등장하는 장면들이 많아 이 같은 3D 콘티 작업이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고 제작사는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