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3인방 사서 고생…왜?

입력 2009-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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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6일부터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하는 ‘일밤’의 여러 코너를 직접 기획한 김영희 PD.스포츠동아DB

돌아온 김영희 PD와 남다른 인연 ‘일밤’ 영광 부활시키자 출연 결심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의 MC로 나서는 개그맨 신동엽·이휘재·김용만. 그러나 이들의 결심이 현실화하기까지 주변의 만류는 거셌다.

“왜 하필 시청률도 저조해 ‘블랙홀’로 불리는 ‘일밤’을 택하느냐”는 우려였다. 게다가 이휘재는 야생에서 멧돼지를 잡고, 김용만은 아프리카에서 우물을 파고 돌아왔다. 신동엽은 추운 겨울 길거리로 나가 이 시대의 아버지들을 만나며 고생했다.

25일 MBC 경기도 일산드림센터에서 만난 세 사람은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다. 세 사람이 ‘일밤’을 택한 이유는 단 하나.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와 맺은 각별한 인연과 의리 때문이다.

신동엽은 김 PD의 중매로 부인 선혜윤 PD를 만났다. 그래서 그는 김 PD에게 고마움과 함께 왠지 모를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다. 신동엽은 김 PD와 2001년 ‘느낌표-하자하자’ 시리즈를 통해 인연을 맺으며 국민 MC로 거듭났다. 신동엽은 “2005년 ‘남북청소년 알아맞히기 경연’ 녹화를 위해 김 PD와 북쪽으로 넘어가는 순간, 그가 최연소 예능 국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그는 현업 연출자의 모습이 더 어울린다. 그가 ‘일밤’에 복귀한다고 했을 때 이유를 막론하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8시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막 돌아온 김용만은 덥수룩한 수염에 슬리퍼를 신고 기자간담회에 나타났다. “진흙에 빠진 신발을 아프리카에 두고 왔다”는 그의 지친 표정에서는 김 PD에 대한 원망이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하지만 그는 김 PD의 “수고했다”는 말과 포옹에 그저 웃었다. 그 역시 김 PD와 ‘21세기 위원회’를 시작으로 ‘칭찬합시다’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MC와 PD로 만난 두 사람과는 달리 이휘재와 김 PD는 ‘일밤’의 ‘몰래카메라’ 조연출과 스태프로 만났다. 이후 18년 만에 진행자와 연출자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휘재는 “당시 김 PD가 내 사수였는데 ‘연예인으로 데뷔해도 절대 김영희와는 프로그램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고, 지금까지도 잘 피해왔다. ‘일밤’ 출연을 하기 전까지 내 인생은 행복했다. 하지만 이제 내 행복은 김 PD 손에 달린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렇게 ‘쌀집 아저씨’호에 합류한 이들은 12월6일 그 첫 닻을 올린다. 과거 서로가 힘을 합쳐 최고의 전성기를 맛본 이들이 또 다시 ‘일밤’ 신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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