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감독 “홍길동은 쿨한 영웅…닌자 돌풍 신경 안써요”

입력 2009-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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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영화의 명장 ‘홍길동의 후예’ 정용기 감독
이범수, 김수로, 성동일….

스크린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코믹 연기의 명장들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이들이 한 무대에서 펼치는 웃음의 크기는 대체 얼마나 될까.

11월26일 개봉해 순항 중인 영화 ‘홍길동의 후예’(제작 어나더라이프)는 이들과 함께 박인환 김자옥 이시영 조희봉 등 조연들이 한 데 뭉쳐 웃음의 향연을 펼쳐내는 무대다.

그 향연의 무대를 조율하고 엮어낸 이가 바로 정용기(사진) 감독이다. 그는 2004년 공포영화 ‘인형사’로 데뷔하고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 그리고 ‘원스 어폰 어 타임’ 등 코미디 영화를 연출하며 흥행감독의 명성을 얻어왔다.

정용기 감독은 “코미디 영화의 가장 큰 변수는 배우들이다. 결국 웃음은 그들이 구현하는 것이다”고 말한다. “좋은 배우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그는 “현장에서 배우들과 리허설을 하다보면 또 다른 아이디어가 나오곤 한다”면서 배우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자랑했다.

그리고 영화가 결코 “감독의 힘만으로 되지 않는 것”이라며 “배우나 스태프 모두 각자 지닌 역할”을 조합해내는 게 중요하다는 그는 ‘서민적 영웅’ 캐릭터로서 이범수를, 아이디어의 교환으로 더욱 신뢰를 쌓은 김수로를, “진실한 연기”에 대한 믿음을 준 성동일을, “하나를 주면 2∼3개를 더 준비해온” 이시영을 캐스팅하며 새로운 코미디 영화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이처럼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한 ‘홍길동의 후예’는 조선시대 의적 홍길동의 18대손 이범수와 그 가족이 불의에 맞서 벌이는 싸움과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영화. 기대에 비하면 다소 느린 속도로 관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2012’, ‘닌자 어쌔신’ 등 할리우드 영화의 기세도 만만치 않은 것을 생각하면 선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상영관에서 박장대소하는 관객의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정용기 감독은 ‘홍길동의 후예’에 대한 관객의 웃음은 결국 “대리만족”이라고 표현했다. 관객은 “좀 더 경쾌하고 쿨한 느낌이 드는 영웅 그러나 슈퍼맨과는 또 다른 히어로”에 반응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것은 곧 “한국형 히어로”이며 “지금 이 시대 혹은 우리 시대에 걸맞은 우리만의 영웅”에 대한 감독으로서 또 다른 희망을 이뤘다고 그는 말한다.

“웃음에는 격이 없다”는 믿음으로 일련의 코미디 영화로 이름을 얻은 정용기 감독. 액션 스릴러 장르 연출자를 꿈꿨지만 어느새 코미디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들 만큼 재기를 발휘해온 그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영화”를 만들고 그래서 “더욱 많은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내후년쯤 액션 스릴러물을 연출하겠다는 포부를 지닌 그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영화”, “영화로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간직하고 있다.스스로 “무뚝뚝한 성격”이라면서도 재기 가득한 이야기로 관객에게 즐거움을 전하려는 그는, 감독이었다.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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