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걸프전 터져 오일쇼크…연예계도 꽁꽁

입력 2011-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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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월17일, 걸프전 발발로 연예계도 영향을 받아 당시 흥행 중이었던 고 최진실·박중훈 주연의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도 흥행 상승세가 꺾였다. 스포츠동아DB

1991년 오늘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이라크 바그다드를 맹폭격하면서 전쟁은 시작됐다. 이라크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1990년 8월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걸프전으로 국내 연예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기름값 상승에 대한 우려는 음반 판매량의 감소, 연예인들의 야간업소 출연 축소, 극장가 관객 급감 등 전방위적 현실로 나타났다.

당시 레코드 원자재 중 하나는 PVC. 석유를 재료로 한 물질이어서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제기됐다.

1970년대 초반 1차 오일 쇼크 당시에도 가요계는 상당 기간 고전을 했다. 전쟁의 불안감과 뉴스 특보로 인한 예능 오락프로그램의 잦은 결방 및 취소, 1980년대 말 이후 과소비 풍조 추방 분위기 등이 겹치면서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은 걸프전 이전보다 3분의1 가량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당시 한창 인기를 누리던 태진아의 ‘거울도 안보는 여자’, 민해경의 ‘보고 싶은 얼굴’, 김지애의 ‘몰래 한 사랑’ 등 대다수 히트곡이 그 타격을 입었다.

1990년 1월부터 야간업소 심야영업 제한 조치가 실시된 상황에서 터진 걸프전은 영업시간을 더욱 단축하는 계기가 됐다. 유가 상승을 우려한 유흥가의 네온사인 제한 조치 등이 터졌다.

극장가도 마찬가지. ‘다이하드2’, ‘사랑과 영혼’,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등 흥행작의 기세가 꺾였다. 그러나 걸프전에서 처음 선보인 최첨단 아파치 헬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파치’는 오히려 관객이 급증하기도 했다.

방송사도 전체 편성중 최대 40%를 전쟁 관련 특보를 포함한 뉴스에 할애했다. 각종 예능 오락 프로그램은 결방되거나 취소됐다. 반면 미국 CNN 위성채널을 연결해 이라크 현지 상황을 그대로 생방송을 통해 내보내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게임’과도 같은 화면 속에 등장한 첨단무기로 이라크를 맹폭한 미국의 공격은 결국 2월28일 끝났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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