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희 “난 아이돌 매니저보다 아이돌 삼촌팬이 더 좋아”

입력 2011-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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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도록 동고동락하고 있는 매니저들을 지켜보며 영화 ‘Mr. 아이돌’에서 맡은 매니저 역을 연기한 배우 임원희.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속내를 알 수 있는 매니저의 모습을 연기로 그렸다”고 말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 ‘Mr.아이돌’ 임원희, 나의 삶 나의 영화

10년간 한솥밥 먹은 매니저 보며 캐릭터 연구
패셔니스타 설정도 실제 소속사 대표 본 떠
속사포 랩? 립싱크지만 세상에 쉬운 일 없더라

좋아하는 아이돌은 투애니원·원걸·소시…
누구나 그렇지만 바라만 봐도 흐뭇하죠, 하하


배우 임원희에게는 10년 넘게 함께 일해온 매니저들이 있다. 갈등과 배신의 굴레 속에서 가슴 아파하는 연예계 관계자들이 숱하다는 점에서 10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는 관계를 맺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임원희는 “티격태격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그들과 “서로 말하지 않아도, 굳이 뭔가를 드러내지 않아도 안다”고 할 만큼 두터운 우정을 쌓아왔다.

그는 이 시간을 “매니저들과 내가 함께 성장해온 셈이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제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속내를 알 수 있는 매니저의 모습을 연기로 그렸다.

임원희는 3일 개봉하는 영화 ‘Mr. 아이돌’(감독 라희찬·제작 데이지엔터테인먼트)에서 아이돌 그룹의 매니저 역을 맡았다. 아이돌이라고 부르기엔 뭔가 모자라는 청춘들이 모여 성공과 좌절, 희망을 그려가는 영화 속에서 그의 공식 직함은 매니지먼트사 대표다.

“카리스마를 지닌 매니저도 있고, 섬세한 성격의 매니저도 봐왔다. 이번 영화에서 내가 그린 인물은 주변 매니저들의 이모저모를 모아놓은 것이기도 하다.”

임원희는 영화에서 깔끔한 패션 스타일과 감각도 과시한다. 이는 “옷 좋아하는” 실제 소속사 대표의 모습에서 따온 것이다.

또한 영화 속에서 랩과 춤 실력도 선보인다. 비록 립싱크이기는 하지만 빠른 속도로 쏟아내야 하는 노랫말을 며칠 동안 익혔다.

“과거 백댄서로 활동했을 것이라는 나름의 설정” 속에서 춤도 췄다. “막상 해보니 쉬운 게 아니었다”며 웃는 임원희에게 이런 모든 건 신선한 경험이었다.

○“아이돌? 바라보는 것만으로 좋다. 하하”

임원희는 이런 신선함이 자신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는 “어쩌면 관객은 내게 여전히 코믹한 이미지만을 원할 수도 있다”며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었을 캐릭터에 색깔을 입히고 다채로움과 입체성을 덧붙였다.

이어 “조금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이젠 내 이미지에 거는 관객의 기대감이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 않다”며 그런 고정관념에 대한 부담도 살짝 토로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것이라고 믿으니 조급함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임원희는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2월20일 연극무대에서 인연을 맺은 후배와 결혼했다. 그는 “내 편이 늘 내 곁에 있다는 것, 혼자가 아니어서 더욱 크게 느껴지는 책임감”으로 결혼 이전과 이후의 변화를 소개했다.

연기 경력을 지닌 아내의 모니터링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되어준다. 아내 혹은 가족들과 자신의 작품을 함께 볼 때 “좀 쑥스럽다”며 웃는 임원희는 “내게도 조금씩 변화가 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연기는 여전히 어려운 것. 임원희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연기다”면서 베테랑 연기자답지 않은 겸손함을 보였다. “나이듦과 상관없이 연기는 늘 똑같지만 내게도 조금씩 변화가 오고 있다”는 말에서 연기를 풀어내고 바라보는 태도와 시선의 변화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본인은 “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할 나이가 된 이후 좀 더 멋있게 늙고 싶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보인다. 하지만 그도 이젠 아이돌 그룹의 삼촌팬쯤 되는 나이가 됐다.

실제로도 아이돌 그룹에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다. 임원희는 “투애니원,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된 것 같다”며 호기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누구나 그렇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하하하!”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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