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연기로 통하던 김정은도 KBS 2TV ‘울랄라부부’에서 시청률 부진을 피하진 못했다. 사진제공|KBS
김선아 김희선 이어 또 한자릿수 시청률
“톱스타 흥행 공식 깨져…작품성 따져야”
올 한 해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톱스타 여배우들이 잇따라 저조한 성적표에 울상 짓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모두 극중 열연으로 호평받았지만 흥행 실패의 불운을 안아야 했다.
27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울랄라부부’의 김정은은 ‘전공’이라 불리는 코믹 연기를 내세워 월화극 1위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용두사미’의 성적표를 손에 쥐어야 했다. 14.5%까지 치솟았던 시청률은 6.9%로 곤두박질쳤다. 초반 물오른 코믹 전개는 중반 김정은이 암 선고를 받으면서 신파로 변했고, 시청자도 급속도로 이탈했다.
김정은만이 아니다. 앞서 김선아, 이민정, 김희선도 ‘시청률 굴욕’으로 쓴 맛을 봤다.
김선아는 7월 종영한 MBC ‘아이두 아이두’를 통해 워커홀릭 슈즈 디자이너로 변신했지만 방송 내내 한 자릿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민정의 KBS 2TV ‘빅’은 전작인 ‘사랑비’의 저조한 성적을 이어받은 데다 SBS ‘추적자’가 복병으로 작용하면서 방송 내내 월화극 하위권에 머물렀다. 6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김희선도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SBS ‘신의’에서 김희선은 코믹과 진지를 넘나드는 연기로 호평받았다. 하지만 어색한 CG(컴퓨터 그래픽)와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가 몰입을 방해하면서 김희선의 성공적인 컴백에 제동을 걸었다.
이처럼 올해 유독 여배우들의 안방극장 ‘잔혹사’가 두드러진 가운데 각 방송사는 내년 컴백을 앞둔 스타들의 역량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송혜교, 김태희, 임수정 등이 주인공이다. 송혜교는 내년 2월 방송 예정인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조인성과 함께 정통 멜로의 인기를 잇는다. 3월에는 김태희가 SBS 대하사극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통해 2년 만에 돌아오며, 임수정은 송혜교의 바통을 이어 4월 방송될 SBS ‘내 연애의 모든 것’의 출연을 검토 중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더 이상 ‘톱스타=시청률 제조기’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올해 성적표로 증명됐다”며 “내년에는 스타성에 의존하지 않는, 작품성 높은 드라마와 스타의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