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겨울 산을 오르고 있는 등반객들. 강자로 군림하던 기존 회사 외에 국내외 수십여 개의 브랜드가 올해 신규 론칭하는 등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아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몇몇 브랜드 빼고는 매출 감소 다반사
노스페이스, 10년 연속 매출 1위 기록
지속투자·기술력 확보로 경쟁력 키워
올해 등산, 캠핑 등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관련시장 규모도 커졌다. 특히 아웃도어 시장에서 오랫동안 강자로 군림하던 기존 회사 외에 올해 신규 론칭에 나선 국내외 브랜드가 수십개에 이를 정도로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아웃도어 춘추전국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선두 브랜드 몇몇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매출 면에서 줄어드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아웃도어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노스페이스는 최근 2012년 1월부터 11월말까지 전국 백화점 아웃도어 관련 매출에서 2088억으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페이스측은 “아웃도어업계의 경쟁이 과열된 속에서도 2003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연속 매출 1위를 기록했다”고 결과를 평가했다.
노스페이스는 그동안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올해 들어 선두를 겨냥한 타 브랜드의 강력한 마케팅과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로 정상 수성에 고비를 맞았다. 하지만 매출에서 보듯 올해도 시장지배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페이스의 1위 수성 배경을 살펴보면 우선 제품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그에 따른 높은 기술력 확보를 꼽을 수 있다. 현재 노스페이스는 기술 및 품질 개발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기획팀 인력이 40여명으로 전체 직원 200여명의 20%에 달한다.
또한 국내에서 운영하는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도 빼놓을 수 없다.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은 고(故) 박영석 대장을 포함해 현재 20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해 운영비만 약 10억원에 이른다. ‘스포츠 클라이밍의 여제’로 불리는 김자인(24)를 비롯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국제산악연맹(UIAA)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세계 랭킹 정상에 오른 박희용(30),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세계 랭킹 여자 리드 부문에서 5위를 한 신윤선(32) 등이 이 팀 소속이다.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은 해외원정과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서 하이테크 제품을 현장에서 착용 및 사용하는 필드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이 결과와 의견을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 패션대기업, 해외 명품 브랜드 진출…2013년 치열한 경쟁 예고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10년 연속 1위를 지킨 것에 대해 “아웃도어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어패럴 부분은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며 “올해는 ‘다이나믹 하이킹’ 제품군이 백화점에서 약 8만5000족 이상 판매되며 전년대비 약 2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 업계 1위 수성에 큰 기여를 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아웃도어 시장에는 패션 대기업들의 잇따른 진출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아웃도어 시장에서 LG패션은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와 ‘버튼’을 사업하고 있고, LS네트웍스는 ‘몽벨’과 ‘픽퍼포먼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새로 ‘빈폴 아웃도어’를 내놓고 올해 김수현을 모델로 의욕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오랫동안 아웃도어 시장을 지켜온 전통의 브랜드 코오롱 인더스트리도 있다.
의욕적인 진출에 비해 아직 시장의 반응은 아쉬운 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4분기실적보고서를 살펴보면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한 A사의 경우 당기순손실이 28억1600만원이고, B사는 48억44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아웃도어 관련 시장 잠재력이 커서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가을부터는 ‘캐나다구스’ ‘몽클레어’같은 이른바 해외 아웃도어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급속도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높은 가격 때문에 대중화가 어려운 것으로 꼽혔으나, ‘명품 바람’이 아웃도어까지 퍼지면서 품절 사태를 빚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맞이하는 2013년 아웃도어 시장은 업계들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obauk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