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 17년만에 신곡 ‘보여’ 발표…‘80년대 효리’의 귀환

입력 2014-0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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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주부로 살던 나미는 ‘보여’를 듣자마자 다시 가수의 피가 끓어올랐다. 그리고 17년 만에 ‘나미답게’ 파격적인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섰다. 사진제공|TGS

그댄 그렇게 쉽게 웃으며 떠나갔지만
우리 사이 멀어질까 두려워 돌아왔나…


■ 17년만에 신곡 ‘보여’ 발표한 나미

가수 나미는 17년 만에 발표한 신작 ‘보여’의 음반 사진에서 하늘색 머리와 파란색 립스틱, 파란색 아이라인을 하고 있다. 젊은 가수들에게도 파격적인 스타일을, ‘17년 공백의 56세 여가수’가 시도했다. 그러나 이를 ‘의욕 넘친 노장의 과욕’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미 스타일’ 그대로일 뿐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좋은 곡 만난 순간 열병
일렉트로닉 댄스 도전…예전 가창력은 그대로
56세 나이 잊은 파격 스타일도 제법 잘 어울려
한국 대중음악사 투영된 50년 인생은 ‘진행형’


“내게 퍼포먼스는, 정성 들여 관객과 시청자에게 보여드려야 하는 성스러운 것이자 예의이다. 과거 ‘빙글빙글’ ‘보이네’ ‘인디언 인형처럼’ 등으로 활동할 때 헤어스타일, 춤, 액세서리, 의상 등 모든 면에서 변화를 주느라 고민했다. 하루 4시간씩 자면서 새로운 스타일에 매달려 주위에서는 완벽주의자라고도 했다. 지금은 일단, 하고 싶었던 음악을 여러분에게 내어놓은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그러나 나미를 두고 ‘퍼포먼스형 가수’라고 한다면 너무나 아쉽다. 비음이 강하고 허스키하면서도 고음을 자랑하는 나미의 가창력은 너무도 매혹적이다. 나미도 퍼포먼스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음악’ 그 자체라 했다. 나미는 17년 만의 신작에서 자신의 전성기 시절 음악을 답습하지 않고, 일렉트로닉 댄스뮤직(EDM)이라는 최신 음악을 담았다.

“가수는 노래를 남겨야 한다. 마이클 잭슨도 노래를 남기지 않았나.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특별한 모습이나 이미지는 없다. 그저 노래를 남기는 가수이고 싶다.”

나미는 “은퇴라고 말한 적은 없었”지만 1996년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주부로서 평범한 생활을 해왔다. 요리 솜씨가 좋아 한 번 맛본 요리는 그대로 재료까지 다 기억해 만들 정도라고 한다.

그런 그가 다시 돌아온 건 “불면증에 빠트린 노래 때문”이었다. 늘 컴백을 꿈꾸며 ‘좋은 곡’을 찾고 있던 나미는 ‘보여’를 듣는 순간 “30년 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장르”임을 느꼈다.

“가수는 목소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목소리가 잘 나올지 가장 걱정이 됐다. 너무 오래 쉬어 걱정이 많이 됐지만, 녹음할 때 목소리가 나오는 걸 느끼고 안도했다. 기분도 좋았고….”


나미의 가수 인생을 찬찬히 살펴보면 작금의 케이팝 열풍과 한국 대중음악의 자화상이 그대로 담겨 있다.

6세 때 경기도 동두천 미8군에서 노래를 시작한 나미는 중학교 2학년이 되던 1971년 ‘해피돌즈’라는 그룹의 보컬로 활동하며 요즘의 ‘사생팬’ 못지않은 ‘삼촌팬’들을 양산했다. ‘해피돌즈’로 7년간 북미에서 활동하면서 최근 전 세계 팝시장의 강력한 트렌드가 된 ‘케이팝 아이돌’의 모태가 됐다. 이미자와 윤복희의 일대기를 각각 다룬 영화 ‘엘레지의 여왕’, ‘미니아가씨’에서 이미자와 윤복희의 아역도 맡아 연기 활동도 겸했다.

해피돌즈 해체 후 솔로로 활동하던 1980년대엔 ‘변신의 아이콘’으로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웠다. 록, 댄스, 발라드, 디스코 등 앨범마다 새로운 장르와 스타일을 추구했고, 감각적인 패션과 파격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콘셉트를 선보였다.

이쯤 되면 나미의 가수 인생은 21세기 한국 대중음악의 축소판인 셈이다.

“요즘 아이돌 가수들은 비욘세와 마이클 잭슨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솔로와 밴드가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 예전에는 한 곡의 생명이 6개월 정도였는데 이제는 일주일인 것 같다. 아이돌의 노래는 타깃이 정확하지만,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곡은 많지 않다. 그래도 우리나라 음악현장도 글로벌화한 것 같고, 공연도 외국인들이 관람하게 돼 자랑스럽다.”

나미는 앞으로도 쉬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음악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으로.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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