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아역들, 추억이 아닌 평생을 준비

입력 2014-09-18 06: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김지영(왼쪽 사진)과 ‘마마’의 윤찬영(오른쪽 사진 가운데) 등 아역 연기자들이 주목받는 시대다. 이들에 대한 관심 못잖게 주변의 배려 역시 중요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사진제공|MBC

■ “귀엽게 생겼네.연기 한번 시켜봐” 하던 시대는 지났다 …성인배우 뺨치는 아역배우들, 어떻게 탄생하나?

아역배우의 작품속 영향력 갈수록 커져
여진구·김새론·김유정·김소현 스타덤
‘왔다! 장보리’ 김지영·‘마마’ 윤찬영도 눈길

연기 노력·강한 의지·성실함 필수조건
인지도·비중에 따라 성인 못잖은 대우


“귀엽게 생겼네. 연예인 한 번 시켜봐.”

예쁜 아이들을 보면 부모에게 주위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 이 말은 통하지 않는다. 아동복 등 광고모델로 활동하다 우연한 기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얼굴로 승부하는 시대는 끝났다. 어린 시절 귀여운 얼굴만 믿고 실력을 갈고 닦지 않으면 번듯한 연기자로 성장하기도 어렵다.

탄탄한 실력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역 연기자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최근 몇 년 사이 아역 연기자들의 영화나 드라마 속 비중이 커지고 그 캐릭터 또한 성인 배역 못잖은 개성을 자랑한다. 그래서 일찌감치 스타덤에 오르거나 미래로 가는 길에 청신호를 켠다.


● ‘어리다고 얕잡아봤단 큰 코’

최근 눈길을 모으는 아역 연기자로는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김지영(9), ‘마마’의 윤찬영(13) 등이 있다. 이에 앞서 영화 ‘집으로’로 시선을 모은 뒤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스타덤에 오른 유승호는 아역 출신의 대표적인 스타로, 이젠 성인 연기자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여진구 역시 아직은 10대이지만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로 각종 영화상 신인상을 받으며 역량을 과시했다. 영화 ‘아저씨’ 이후 주목받고 있는 김새론, 드라마 ‘해를 품은 달’ 김유정, ‘보고싶다’의 김소현 등도 아역 스타로 꼽힌다.

대표적인 아역 연기자들. 왼쪽부터 김새론, 여진구, 유승호. 이들은 아역으로부터 출발해성숙한 연기자로서 발돋움해가고 있다. 사진|동아닷컴DB·싸이더스픽쳐스·MBC


이처럼 아역 연기자는 이제 성인 연기자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연기력과 스타성으로 작품의 흥행까지 좌우하며 제 몫 이상을 해낸다. 성인 연기자들과 동등한 비중으로 작품 속에 등장하면서도 아직 때가 덜 묻은 아이들의 순수함을 드러내는 연기로 시청자의 감성을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과거 아역 연기자들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다. 심지어 매니저이자 연기 선생님을 자처하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자신이 무엇을 하려는지도 모른 채 방송국을 찾는 경우도 많았다.

김새론의 소속사 판타지오의 이주연 실장은 “지금은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어릴 때 추억을 쌓는 차원이 아니라 평생 하고 싶은 일로서 연기에 적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각 기획사들 역시 이제는 얼굴이 아닌 연기력을 아역 연기자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는다. 김유정·김소현·서신애 등이 소속된 싸이더스HQ의 김선화 팀장은 “작품 속 비중과 캐릭터가 뚜렷해지면서 성장 가능성 여부를 눈여겨본다”고 밝혔다.


● ‘나는 배우다…자만은 금물’

이처럼 아역 연기자들의 작품 속 비중이 커지고, 스타로서 소비되는 이미지의 측면이 강조되면서 이들의 몸값도 높아졌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연기자 출연료 등급표’에 따라 19세 미만을 아역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1∼5등급으로 나눠 출연료를 차등 지급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매니지먼트사들이 아역 연기자의 인지도와 함께 작품 속 출연 비중을 따져 방송사나 제작사에 출연료를 제시하는 추세다. 경우에 따라서는 성인 연기자보다 높은 수준의 대접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아역 연기자들에 대한 주위의 세심한 배려와 함께 스스로의 노력을 요구한다. 이주연 실장은 “이들은 연기자로 불리는 것에 앞서 학생이기 때문에 학업에도 충실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줄 책임이 기획사 등에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화 팀장은 “같은 수준의 트레이닝을 받는다 해도 연구와 노력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진다. 또래가 경험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만큼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의지와 성실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