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복래 “복싱에 탈춤·꽹과리까지…보여줄 게 많아요”

입력 2015-03-0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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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덩어리’를 발견했다. 영화 ‘쎄시봉’에서 개성 넘치는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조복래의 앞날이 더욱 궁금해진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영화 ‘쎄시봉’ 젊은 시절 송창식 연기 조복래

“꿈 지지하는 부모님 덕에 꾸준히 연기
잘되든 안되든 10년 간 묵묵히 하고파
오달수 선배와의 인연…조언도 큰 힘
난 아직 신출내기…내 색을 갖고 싶다”

영화 ‘쎄시봉’에 출연한 배우들 가운데 단 한 명의 ‘보물’로 조복래(30)를 뽑아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가수 송창식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는 ‘정보’를 거두고 본다면 그의 개성과 매력은 더욱 도드라진다. 낯선 얼굴이지만 내뿜는 아우라는 상당하다. 영화계가 그를 주목하는 이유다.

빠르게 쌓아가는 출연편수도 그를 향한 관심을 증명한다. 현재 로맨틱 코미디 ‘극적인 하룻밤’을 촬영 중이고, 이달 말 범죄액션 ‘탐정’ 촬영을 시작한다. 영화 ‘소원’에서 단역을 맡아 스크린에 처음 나선 때가 2013년. 햇수로 2년 만에 맞이한 변화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그의 고향은 부산이다. 배우 오달수와 김윤석가 다닌 혜광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군 제대 뒤 대학로 극단 목화에서 활동했다. 2012년 연극 ‘서툰 사람들’을 공연하다 장진 감독에게 발탁돼 처음 매니지먼트사(필름있수다)도 만났다.

본명인 그의 이름은 ‘복이 온다’는 뜻이다. 서른 살이 되기까지 지나온 날들은 적어도 이름 덕을 톡톡히 본, 의미 있는 시간처럼 보였다.

“서울예대에 간다니까 담임선생님께서 오달수 선배의 전화번호를 줬다. 나중에 할 거 없으면 선배 극단에 가서 맥주병이라도 따라고. 하하! 대학 졸업하고 어느 극단으로 들어가야 할지 고민할 때, 그 번호가 생각나 처음 전화를 걸었다. 그날 바로 만났다.”

까마득한 후배에게 오달수는 마침 공연하고 있던 연극을 보여주고 저녁식사도 함께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먹어 주길 바라는 열매가 아니라 누구나 먹고 싶어 하는 열매가 되라’고 조언했다. 선배의 말은 후배에게 지금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어차피 스타가 되기를 원하는 건 아니니까 10년간 묵묵히 하고 싶었다. 의사 같은 전문가는 그 직업을 얻기 위해 10년씩 투자하지 않나. 나도 10년을 쏟아 붓고 싶었다.”

한때 꿈은 성우였다. 고등학교 때 성악을 배운 이유도 성우가 되려는 과정이었다. 중학교 때부터는 복싱을 했다. 프로선수 자격증도 있다. 밴드에서 기타를 쳤고 대학에 와서는 탈춤부터 꽹과리, 장구를 섭렵했다. 심지어 텀블링, 외발자전거까지 탄다. “뽐내려고 한 게 아니라 재미있어서 했던” 취미들이다.

연극하며 고시원에서 생활할 때도 부모는 아들의 꿈을 지지했다. 이런 믿음 덕분에 대학에 입학한 스무 살부터 지금까지 연극과 단편영화까지 쉬지 않고 연기할 수 있었다.

“매달 작품이 이어졌다. 그래서 연기가 지루하거나 자괴감 같은 걸 느끼지 못했다. 나에겐 시무룩한 시기가 없었다. 아직 내가 어떤 색깔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미미한 정도의 신출내기다.”

지금 조복래는 고등학교 동창 두 명과 오피스텔에서 함께 산다. 서른 살을 맞고 “2년 동안 젊음을 즐기자”는 약속으로 방 새 개짜리 집을 얻었다.

“고시원이나 원룸에서만 지내다 거실 있는 집에 사니 정말 좋다. 셋 모두 여자친구가 없어서 더 끈끈하다.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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