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매너의 힘…흥행기록도 바꿨다

입력 2015-03-18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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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한 장면.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청소년관람불가 첫 500만 돌파 눈앞
매너 갖춘 주연들 ‘비주얼 쇼크’의 힘


‘매너’가 기록을 바꿨다.

첩보액션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킹스맨·사진)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외화로서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극장가 비수기로 통하는 2월11일 개봉해 6주째 장기 흥행을 이으며 5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17일까지 누적 관객 490만명을 모은 영화는 영국 배우 콜린 퍼스와 태론 에거튼이 주연해 북미 지역을 제외하고 한국에서 가장 높은 수익(402억원)을 거뒀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과다.

같은 시기 상영한 ‘순수의 시대’ ‘살인의뢰’ 등 한국영화를 제친 ‘킹스맨’은 영국 신사로 대표되는 ‘젠틀맨 스파이’를 내세워 여성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심각한 첩보 작전에 나서고도 웃음을 유발하는 이른바 ‘B급 유머’도 영화의 매력으로 통한다. 이에 더해 여러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스파이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아니냐”는 대사까지 적극 활용하며 기존 첩보액션과 다른 길을 걷겠다는 ‘세대교체’ 선언도 한다.

‘킹스맨’ 성공에서 빼기 어려운 명대사는 콜린 퍼스가 꺼낸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다. 최고급 맞춤양복을 입고 시종일관 매너를 잃지 않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비주얼 쇼크’다.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17일 “슈트를 입은 영국 신사의 모습에 특히 20∼30대 젊은 관객, 그 중에서도 여성들의 반응이 높다”고 밝혔다.

소위 ‘B급’으로 치부되는 유치한 웃음의 장치를 곳곳에 삽입한 시도 역시 ‘킹스맨’을 돋보이게 한다. 이야기가 팽팽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뜬금없이 시도되는 코믹 장면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며 영화에 매력을 더한다.

이번 흥행으로 인해 앞으로 영국 스파이 액션의 대표작은 ‘007 시리즈’에서 ‘킹스맨’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1962년 ‘007 시리즈’가 시작되고 53년 만에 맞은 세대교체다.

이는 제작진이 의도한 계산이다. 영화에서 ‘007’과 ‘본’ 시리즈 등 인기 첩보영화가 직간접적으로 인용되지만 태론 에거튼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미국드라마 ‘24시’의 주인공 잭 바우어를 꼽는다. 무게 잡는 스파이와 선을 긋겠다는 뜻이다. 인기에 힘입어 ‘킹스맨’의 후속편 제작 가능성도 높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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