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댄스 영화제 각본상과 베를린 영화제 유럽영화상을 수상한 상반기 최고의 문제작 ‘블라인드’의 30초 예고편이 공개됐다.

‘블라인드’는 시력을 상실한 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녀가 잃어버린 시각 대신 성적(性的) 상상력을 통해 주변의 인물들과 펼치는 치명적 관계를 그려낸 작품으로, 전세계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공개된 30초 예고편은 창백한 금색 머리칼과 눈썹, 핏기 없는 피부가 아름다움을 내비치는 배우 엘렌 도리트 페테르센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꿈에서는 아직 앞을 볼 수 있지만 잠에서 깨어나고 몇 초가 지나면 자신의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는 내용으로 미루어 그녀가 연기한 주인공 잉그리드가 최근 시력을 잃었음을 알 수 있다. 아마추어 소설가인 그녀는 남편을 비롯해 주변 이웃들을 소설 속 등장인물로 등장시켜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뛰어 넘는 판타지 속으로 관객을 불러들인다. 그 가운데 하나로, 잉그리드의 남편이 외도하고 있다는 상상이 있는데, 상대 여성 역시 자신처럼 갑자기 시력을 잃는가 하면 성도착자인 남자가 남편의 친구로 등장하기도 한다.

노르웨이 오슬로를 배경으로 시력의 상실과 성적 욕망이라는 신선한 소재, 명석하고도 감각적인 연출력이 특히 돋보이는 영화 ‘블라인드’는 제64 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유럽영화상을, 제30 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앞을 보지 못하게 된 한 여성의 성적 상상력을 그린 문제작 ‘블라인드’는 오는 3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