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이세돌 9단 승리, 처음으로 눈물 흘렸다” [전문]

입력 2016-03-14 1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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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이세돌 9단 승리, 처음으로 눈물 흘렸다” 심경글 [전문]

가수 김장훈이 이세돌 9단에 대한 장문의 글을 남겼다.

김장훈은 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세돌 9단 승리. 바둑의 승패에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단순히 이겼다는 것보다는 이 승리는 인류의 공익에 기여한 승리라고 해석한다. ‘뭐 그렇게까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의 배경은 만일 이대로 5대 0으로 끝났다면, 많이 혼란스러웠을 듯하다”라고 적었다.

이어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주체들은 교만해졌을 테고, 세상은 인공지능이 만능처럼 맹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겠지. 그랬다면 많은 폐해가 일어났을 거다”며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는 바람에…. 그런데 ‘알파고가 한 판만 이겨도 알파고의 승리다’의 모드에서 ‘한 판만 이기면 인간의 승리다’의 모드로 바뀌어버린 현실에서 이 승리는 많은 교훈을 줄 듯하. ‘아직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발상을 하기에는 너무나 시기상조다’ 또한 ‘완벽하다는 알파고가 보여준 이상한 오류들을 보며 인공지능이라는 게 실수가 나오면 대책이 없다’라는 경각심을 줬다”고 썼다.

김장훈은 “알파고가 두 판을 이기니까 사람들은 ‘알파고는 무적이다’, ‘인간이 절대 이길 수 없다’, ‘알파고가 둔 악수들 마저 다 계산이었다’고 까지 이야기하면서 ‘알파신’을 칭송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세돌 9단이 잘 두면 이기는 바둑이다. 알파고는 절대 못 이길 존재도 아니고 약점도 많다. 단, 알파고는 감정도 없고 기계이기에 수많은 컴퓨터가 연산을 해서 그때 그때 최선의 수를 둘 수 있고 인간은 분명 바둑은 강해도 한판을 둘 동안 절대 실수를 하지 않아야 이긴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일 뿐이다. 알파고가 보여준 많은 수들은 분명 한계가 있고 미완성이다. 특히 오늘 보여준 오류들은 조금 심각했다. 한 번 당황하니까 무너져버리는. 바둑은 그런 거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장훈은 “다만 ‘한판을 두는 동안 제한시간 두 시간 만에 거의 완벽해야 이긴다’는 신의 영역 같은 건데, 이세돌 9단은 신(神)인것 같다. 적어도 4국에서 만큼은. 또 세 번의 대국에서 정체불명이고, 아무런 정보도 없었던 알파고에 대한 분석과 연구도 할 수 있었고, 그간 표현은 못했지만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알 수 없었던 상대를 만나서 황망하게 내어준 바둑들. 그 허탈감과 책임감이라는 부담. 이세돌 9단에게는 얼마나 큰 짐일까. 정말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한편 이세돌과 알파고의 최종 5차전 특별 대국은 15일 오후 1시부터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다. 중계는 MBC에서 오후 12시 50분 특별 방송된다.


<다음은 김장훈 심경 전문>

이세돌9단승리!!바둑의 승패에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단순히 이겼다는것보다는 이 승리는 인류의 공익에 기여한 승리라고 저는 해석합니다.'모 그렇게까지?'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으나 그런 생각의 배경은..
만일 이대로 5대0으로 끝났다면 많이 혼란스러웠을듯 합니다.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주체들은 교만해졌을테고 세상은 인공지능이 만능인양 맹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겠죠.
그랬다면 많은 폐해가 일어났겠죠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는 바람에..
그런데 '알파고가 한판만 이겨도 알파고의 승리다'의 모드에서 '한판만 이기면 인간의 승리다'의 모드로 바뀌어버린 현실에서
이 승리는 많은 교훈을 줄듯합니다.
'아직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수 있다는 발상을 하기에는 너무나 시기상조다'
또한 그 완벽하다는 알파고가 보여준 이상한 오류들을 보며 인공지능이라는게 실수가 나오면 대책이 없다'라는 경각심을 주었죠.
그리고 구글이 촉발한 이 인공지능의 열풍이 잠자고 있는 우리정부를 자극시켜 빨리 뒤쳐져있는 인공지능기술발전에 박차를 가할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
두뇌와 인성,두가지에 좋은 영향을 주는 바둑보급화의 붐을 일으켰고,
전세계 프로기사및 바둑애호가들의 낭만도 지켜주었고,
이 한판의 승리는 정말 값어치를 매길수없는 인류에 기여한 한판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세판을 지고도 인공지능을 인정하지 않았던 저의 소신에 힘을 실어 주기도 했고..
저는 그랬습니다.
알파고가 두판을 이기니까 사람들은
'알파고는 무적이다'
'인간이 절대 이길수 없다'
'알파고가 둔 악수들 마저 다 계산이었다'라고 까지 얘기하면서 알파신을 칭송했죠
저는 논리적으로 단순했습니다
'바둑은 그런게 아니다.알파고가 둔 악수는 그저 악수다.이세돌9단도 인정했듯이 그냥 그 오류들을 응징하지 못했을 뿐이다.1국때는 알파고의 정체를 보고 너무 당황을 한듯하고 특히 2국같은 경우는 누가 봐도 너무 온건했다'
이세돌9단이 잘 두면 이기는 바둑이다
알파고는 절대 못이길 존재도 아니고 약점도 많다
단,알파고는 감정도 없고 기계이기에 수많은 컴퓨터가 연산을 해서 그때그때 최선의 수를 둘수 있고 인간은 분명 바둑은 강해도 한판을 둘동안 절대 실수를 하지 않아야 이긴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일뿐이다.알파고가 보여준 많은 수들은 분명 한계가 있고 미완성이다
특히 오늘 보여준 오류들은 좀 심각했죠
한번 당황하니까 무너져버리는..
바둑은 그런겁니다.
다만 한판을 둘 동안 제한시간 두시간만에
거의 완벽해야 이긴다!!는 신의 영역같은건데
이세돌9단은 신인가 보네요ㅎ
적어도 4국에서 만큼은..
또한 세번의 대국에서 정체불명이고 아무런 정보도 없었던 알파고에 대한 분석과 연구도 할수 있었고..
그간 표현은 못했지만 맘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알수없었던 상대를 만나서 황망하게 내어준 바둑들..그 허탈감과 책임감이라는 부담..
이세돌9단에게는 얼마나 큰 짐일까..정말 맘이 아팠는데,
쇼트트랙세계선수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나와서 이세돌9단의 승리소식을 듣고는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눈물이 나드라구요
'이제 됐다 이제 됐다'
이세돌9단 정말 장하고 큰일 했습니다.
공항에서 같이 맞담배 피운것도 영광입니다ㅎ
내일 5국은 제가 또 해설인데 가볍고 행복한 마음으로 해설에 임할수 있겠습니다.
내일밤 11시 MBC스페셜에서는 인공지능과 더불어 이세돌9단과 저도 나오는데 저와의 인터뷰를 보면 이세돌9단이 어떤 사람인지 그 인간매력에 더더욱 흠뻑 빠져드실껍니다
본방사수♡
이세돌9단,
멋지고 감사합니다.
대국 끝내고 약속대로 좋은 안주에 독주한잔 사지요
아~눈물 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장훈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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