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 희비②] ‘태양의 후예’ 음원시장 장악…가요계는 ‘한숨’

입력 2016-03-2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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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 사진제공|뮤직앤뉴

음원 쪼개기 전략으로 차트 점령
OST에도 밀리나…허탈감 팽배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음원시장을 장악하면서 가요계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가요계가 또 하나의 강력한 도전에 마주하며 위기감까지 대두되는 모양새다.

27일까지 나온 ‘태양의 후예’ 삽입곡 7곡은 멜론, 지니, 엠넷닷컴 등 국내 대부분의 음악사이트 실시간 차트 10위권에 올라 있다. 장범준이 25일 2집을 발표하면서 순위 다툼이 치열해졌지만, 그 이전까지 차트마다 ‘태양의 후예’ 삽입곡이 1∼7위까지 채우는 현상도 쉽게 목격됐다. 실제로 엠넷닷컴의 3월 셋째 주(14∼20일) 주간차트 1∼6위는 ‘이 사랑’(사진) 등 모두 ‘태양의 후예’ 삽입곡이었다.

이처럼 드라마 OST가 크게 히트하는 일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10위권에 오르고, 신곡이 잇따라 장기간 차트에 머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태양의 후예’가 2월18일부터 매주 목요일 삽입곡 음원을 1곡씩 내고 돌풍을 일으키는 ‘음원 쪼개기’ 전략으로 음원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면서 가요계 관계자들은 허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MBC ‘무한도전-무도가요제’처럼 프로그램의 인기를 바탕으로 손쉽게 차트를 장악하는 현상은 위기감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음악예능에 밀리고, OST에마저도 치이는 현실에 한숨이 나온다”며 낭패감을 드러낸다. 온갖 고민 끝에 콘셉트를 정하고, 발표 시기를 정하면서 치열한 눈치작전까지 펼쳐온 음반기획자 입장에선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태양의 후예’ 측은 앞으로 3곡의 삽입곡 음원을 더 발표할 예정이다. 가요계가 더 긴장하는 것은 나머지 삽입곡을 부른 주인공이 엠씨더맥스, SG워너비, 김준수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들은 평소 음원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해온 ‘음원강자’들. 이들이 부른 삽입곡도 1위는 ‘떼놓은 당상’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태양의 후예’ 삽입곡 10곡이 모두 공개된 이후에는 음원차트가 드라마 OST로 완전히 ‘도배’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음반의 프로듀싱 능력 등 기획력보다 인기 프로그램의 화제성에 가요계가 휩쓸리는 형국”이라며 씁쓸해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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