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의 감정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내면 연기의 대가다운 김지수의 촘촘한 감정 연기가 안방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김지수는 tvN 금토드라마 ‘기억’(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에서 박태석(이성민)의 아내이자 1남 1녀를 둔 엄마 서영주로 분해 이전에 없던 온화한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다.
26일 방송된 ‘기억’ 4회에서는 영주(김지수)가 태석의 전처인 은선(박진희)의 집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만취한 태석이 착각하고 은선의 집에서 쓰러진 것. 그동안 전처에 대한 불쾌감을 억눌러온 영주가 겉잡을 수 없는 절망감과 혼란에 휩싸이게 되는 장면은 극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앞서 평온하던 영주의 일상은 태석의 지갑에서 전 가족사진을 발견한 이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주는 자신보다 사춘기 아들의 방황이 더 걱정되는, 가정에 소홀한 태석의 빈자리를 채우고자 노력하는 마음 따뜻한 아내다.
태석의 입에서 전처의 아들 ‘동우’라는 이름이 무의식적으로 나왔을 때도, 은선에게 전화가 걸려왔을 때도 영주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속으로 슬픔을 삼켰다. 자꾸만 약속을 어기는 남편이 실망스럽지만, 그마저도 이해하려 애쓰고 감내했다.
그렇게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 스스로를 달래온 영주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 태석의 전화기 너머로 은선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의 충격과 배신감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터. 전처 집으로 가야만 하는 아내의 비참한 심정을 김지수는 특유의 섬세한 눈빛과 표정, 손 떨림까지 완벽하게 표현해내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나무엑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