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방송된 ‘런닝맨’은 그동안 게스트로 출연했던 연예인들을 직접 찾아가 잘못을 사과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멤버들은 박서준, 이요원, 문희준 등을 찾아 ‘런닝맨’에서 고생했던 게스트들을 달랬다.
하지만 이들의 사과 방법은 매우 특별했다. 한겨울 얼음장 같은 개울을 맨발로 건넌 박서준에게는 세족식을, 수영장에서 게임을 해 ‘대역죄인’ 헤어스타일을 하게 된 이요원에게는 물싸다귀를 맞았다.
이후 제작진은 마지막 A/S의 상대로 ‘런닝맨’ 멤버들을 골랐다. 각각 하얀 방, 포장마차, 캠핑카 등 두 사람이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이들의 진심을 엿보게 했다.
먼저 김종국은 해가 갈수록 할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는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이 상처를 받을까 걱정하면서도 프로그램을 위해 캐릭터를 지켜내는 모습은 장수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로서의 비애를 느끼게 했다.
또한 송지효도 ‘런닝맨’의 유일한 홍일점이자 여배우로서 과거 프로그램 하차를 입에 올리고 자신의 자리가 맞는지를 고민했던 과거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지석진도 프로그램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했을 때의 심정을 밝혔다.
이날 마지막의 ‘런닝맨’ 멤버들 간의 A/S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무한도전’ 쉼표 특집을 떠올리게 했다.
그동안 받은 사랑만큼 많은 논란에 시달려온 장수 예능 프로그램의 멤버로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 프로그램의 수명이 얼마나 계속될지를 걱정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대단한 용기다. 또한 어떠한 부침에도 꿋꿋이 제 자리를 지킨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가능했던 특집이다. 비록 멤버들은 민망했을지라도 이 특집은 ‘런닝맨’이라서 할 수 있었던에피소드였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