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주말 드라마 ‘아이가 다섯’의 주역인 성훈. 사진제공|스탤리온엔터테인먼트

KBS 주말 드라마 ‘아이가 다섯’의 주역인 성훈. 사진제공|스탤리온엔터테인먼트


■ ‘아이가 다섯’ 화제의 커플|성훈 & 신혜선

주말 저녁 이 커플의 로맨스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KBS 2TV ‘아이가 다섯’의 또 다른 주역인 연기자 성훈(33)과 신혜선(27)이다. 이들은 인터뷰를 통해 ‘실제 연기자의 성격이 극중 인물과 이렇게나 다를 수 있구나’를 새삼 일깨워줬다. 스포츠동아가 토·일요일 저녁 안방극장을 이끌고 있는 ‘화제의 커플’ 성훈을 만났다.


상황에 몰입하면 현실과 구분 안 돼
밥 안 굶고 월세 내고 연기가 즐거워


“‘또라이’로 보이고 싶었다.”

성훈은 “어떻게 하면 그렇게 보일까 가장 고민했다”며 웃었다. ‘아이가 다섯’ 속 성훈의 극중 캐릭터인 프로골퍼 김상민은 완벽한 외모와 실력은 물론 넉살도 좋다. 하지만 ‘싸가지’는 없다. 그런데도 밉상스럽지 않다. 완벽함 뒤에서 드러나는 약간의 ‘허당기’의 매력 덕분이다. 여성 시청자가 호응하는 이유다.

“여성들의 마음을 모르겠다. 하하!”

그는 “상민이처럼 집에 제 입간판을 세워두는 건 상상도 못한다. 바로 부술 것”이라며 “집에 제 사진을 걸어두기는커녕 휴대폰으로 ‘셀카’도 절대 안 찍는다. 제 얼굴을 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예인답지 않게 드러내고 나서는 것을 꺼리는 성향이라 소속사 직원들에게 싫은 소리를 들을 정도다. 낯도 심하게 가려 아는 사람만 만나고, 북적거리는 곳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직업은 수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연기자다.

“가수라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연기는 상황에 몰입하면 주변이 보이지 않아 현실과 구분되지 않는다. 그 카타르시스를 맛봐서 이제는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 둘 수 없다.(웃음)”

성훈은 2011년 임성한 작가의 ‘신기생뎐’으로 데뷔한 뒤 매년 한 작품씩 꾸준히 출연해왔다. ‘임 작가의 남자’라는 수식어, 큰 키와 짙은 이목구비가 주는 이미지는 대중이 그를 친근하게 받아들이기를 주저하게 했다.

어릴 때부터 “인상 좀 펴라”는 말을 들어왔던 터였다. 주위 시선에 크게 신경 쓰진 않지만 데뷔 이후 항상 웃으려고 노력한다. 덕분일까. 이번 드라마에서는 주말극이라는 성격에 맞춰 그동안 보여줬던 차가움에 따뜻함을 더했다.

“주변에서 잘 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저는 잘 모르겠다. 연기는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시청률이 좋아 더욱 힘을 받아 하고 있다.”

성훈은 알려진 대로 수영선수 출신이다. 용인대 사회체육학과 출신으로 2002년까지 수영을 했지만 잦은 부상으로 그만뒀다. 그래도 여전히 체력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관리도 철저하다. 집에 냉장고가 없다. 그 안을 음식물로 가득 채워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집에서는 거의 먹을 일이 없다.

선수 시절 고된 훈련과 연습을 받은 기억 탓에 “이젠 바닷물에 몸을 담그지도 않”는 그에게 수영은 “어디 가서 빠져 죽지 않을 정도의 기술”이다. 물론 계속 수영을 했다면 “물밥”을 먹으며 제법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후회는 없다.

데뷔 후 3년 동안 “재능도 없고, 노력을 해도 한계가 있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겠구나” 생각하며 방황도 했지만 어느새 “잡히지 않을 것 같더니 손에 들어와 있어” 연기의 끈을 놓지 못했다.

“돈벌이가 시원치 않더라도 밥 굶지 않고, 월세 꼬박꼬박 내고 있지 않나. 하하!”

성훈은 곧 서른 중반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결혼 생각은 접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누군가를 챙겨줄 수 있는 자신이 없다. 또 일과 사랑을 동시에 못 한다”며 손을 내젓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