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男과 女①] ‘아수라’, 극악한 현실, 이보다 리얼할까?

입력 2016-09-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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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는 인물 각자의 욕망에 집중한다. 악덕시장 황정민과 비리형사 정우성(오른쪽)은 그 중심에서 이야기를 이끈다. 사진제공|사나이픽쳐스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 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보며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영화 ‘아수라’

▶감독 김성수
▶주연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제작 사나이픽처스

28일 개봉·청소년 관람불가·132분

▶줄거리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은 말기암 환자인 아내의 병원비를 핑계로 돈 되는 일은 마다지 않는다. 아내의 이복오빠이자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악덕시장 박성배(황정민)의 하수인 노릇이다. 박성배의 비리를 캐내려는 독종 검사 김차인(곽도원)은 한도경을 미끼로 이용하고, 이에 한도경은 자신을 형처럼 따르는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를 박성배의 수하로 들여보낸다.‘아수라’는 살아생전 악행의 대가로 죽은 뒤 짐승으로 괴롭게 살아가는 축생계와 인간계 사이 중생을 뜻한다. 전쟁과 싸움이 끊이지 않는 혼돈의 세계를 살아간다.


● 히트다 히트

돈과 권력을 욕망하는 시장 박성배의 말에 빗대자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나쁜 놈과 덜 나쁜 놈! 그런 세상에서 나쁨의 덜함과 더함을 가늠하는 건, 무의미하다. 극악하고 무도한 현실의 악행이 얼마나 많은가.

영화 ‘아수라’는 바로 그 현실의 양상을 극단으로 몰고 간다. 폭력(물리적이든 아니든)을 통해서, 폭력성을 드러내면서, 폭력의 유혹에 빠져드는 인간의 이야기로서. 그리고는 그런 방식이 아니고서는 대체 살아낼 수 없을 것 같은 현실을 산다는 건 또 얼마나 탐욕스럽지 않으면 안 되느냐고 묻는다.

폭력의 둔탁하면서도 날카롭고, 질펀하면서도 잔혹한 질감의 사운드는 현실 속 숱한 악인들과 그 악행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데 걸맞다. 그 위로 흐르는 경쾌하거나 음울한 뉘앙스의 음악은 그에 묻어가는 세상과 현실을 한껏 조롱하면서 또 다른 폭력성의 위험 그리고 벗어날 수 없는, 아니 “여기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할 것”처럼 끊임없이 퍼져 나가는 폭력의 유혹을 경고한다.

실제 주먹이 부딪치고 피가 튀는 리얼한 액션장면은 물론 자동차 추격신의 긴박감과 충격, 현란한 카메라 워크는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명장면으로 남을 만하다. 여기에 잔인하고 탐욕스럽게 어두워진 세상과 인간을 드러내는 공간과 잘 조절된 빛은 폭력과 폭력성과 폭력의 유혹으로서만 지탱되는 극악한 현실을 비춘다.

무엇보다 영원한 전장이며 싸움터인 아수라의 세상처럼 현실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게 하는 힘. 그것은 각기 캐릭터에 녹아든 배우들의 힘과 이를 이끌어낸 감독의 역량이다. 그리고 이들은 “세상에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고 말한다. 악행으로 살아갈 것인지, 죽어갈 것인지.


● 평점 아이콘, 이렇게 갑니다


● 히트다히트
말이 필요 할까요.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 알쏭달쏭

지금은 모르겠어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건 아니야
시간과 돈이 아까울 수 있습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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