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구르미 그린 달빛’(연출 김성윤, 백상훈, 극본 김민정, 임예진) 16회에서는 백성을 위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왕세자 이영(박보검)에게 크나큰 위기가 찾아왔다. 홍경래(정해균)의 추국장에 홍라온(김유정)을 데려온 김헌(천호진)이 역적의 딸과 내통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려면 목을 베라고 협박한 것이다.
추포된 홍경래를 만난 후 홍라온을 걱정하는 마음에 이영은 가장 먼저 “추포된 사실을 가족들은 알고 있소?”라고 물었다. “그런 거 없다”는 홍경래의 말에 이영은 “당신은 왕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들었다며 “그럼 나 역시 당신의 표적이 되는 건가”라고 물었고 “백성을 위한 지도자는 하늘이 세우는 것이 아닌, 백성의 손으로 직접 세우는 것”이라는 뜻밖의 말에 많은 것을 느낀 듯했다. 이후 또다시 홍경래를 찾아갔고 “백성이 세운 지도자라 하면, 백성의 말을 잘 듣는 허수아비 왕을 뜻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당신과 나, 계집과 사내, 이들이 동등한 존재가 된다는 것”을 허용하는 왕을 원한다는 답에 “내가 꿈꾸는 세상과 당신이 꿈꾸는 세상이 다르지 않다”라고 응수했다. 이영 또한 “아이가 아이답게, 여인이 여인답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었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원하는 것만큼은 같았던 두 사람. 이에 이영은 “어쩌면 피 흘리지 않고 찾을 수도 있지 않겠소.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맞추는 그 길을”이라며 추국을 마치고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지만, 위기는 금세 찾아왔다. 홍경래의 추포 소식을 들은 후 내내 불안함에 시달리던 왕(김승수)는 곧장 추국장을 열라고 지시했고, 김헌은 아버지를 보기 위해 몰래 궐에 들어왔다가 빠져나가지 못한 라온을 납치한 것이다.
그렇게 이영과 홍라온은 추국장 한복판에서 재회했고 김헌은 “역당의 무리와 역모를 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라”며 “저 계집(라온)의 목을 치라”고 협박,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백운회와 금군이 대치한 순간 병연(곽동연)은 이영과 홍라온을 모두 살리기 위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선택을 했다. 영의 목에 칼을 들이대며 “세자를 살리고자 한다면, 길을 터라”고 소리쳤다. 앞서 병연을 의심했던 이영의 한 마디 "병연이냐"가 "병연아"라는 확신으로 돌아서게 됐다.
종영까지 2회를 남겨뒀지만 한 회에 반전 하나씩을 선사하며 예측 불가한 전개를 이어가고 있는 ‘구르미 그린 달빛'는 사이다 전개로 시청률 18.8% 기록(닐슨코리아, 전국기준)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7회는 오는 17일 밤 10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