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가 야심 차게 내놓은 9인조 아이돌 그룹 SF9.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 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보며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알쏭달쏭
SF9가 엠넷 방송프로그램 ‘d.o.b’에서 보여준 ‘물레방아 춤’(‘K.O’라는 곡의 퍼포먼스)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던 까닭일까. 이들의 정식 데뷔곡 ‘팡파레’의 퍼포먼스에 대한 첫 인상은 ‘왠지 허전하다’는 느낌이었다.
멤버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칼 군무’에서 많은 연습량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박력감 넘치고 절도 있는 모습도 충분히 남성적이다. ‘팡파레’ 전반을 휘도는, 심장박동 같은 비트도 흥겹다. 다소 굳어 있는 표정은, 무대경험이 적은 신인의 ‘애교’로 여겨진다.
별로 흠 잡을 데 없지만, 그렇다고 ‘오∼’라는 탄성도, 흐뭇한 미소를 자아낼 만한 지점도 없다는 데서 좀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극한의 생존경쟁이 펼쳐지는 아이돌 음악시장에서 불행히도 더 이상 특별히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은 충분히 참작이 되지만, SF9의 차별화는 아직 묻혀있는 듯하다.
하지만 달리 보면 SF9은 ‘앞으로 보여줄 게 많은 팀’이라는 의미가 된다. 그런 면에서 “소년과 남자의 경계에 선 그룹”이라는 SF9 스스로 설정한 컨셉트는 솔직하면서도 영리한 선택일지 모른다.
대중의 취향은 다양하고, 음악의 유행은 종잡을 수 없는 일이다. SF9은 이제 첫 걸음을 뗐을 뿐이고, 잠재력이 충분하다. ‘d.o.b’ 출연하면서 생겨난 팬덤도 있다.
현재 ‘대세’로 인정받는 남성그룹 중 첫 음반부터 대박을 낸 팀은 아무도 없었다. 하나하나씩 계단을 오르며 정상에 올랐다. SF9도 소년(연습생)의 단계에서 이제 막 벗어나 남자(정상급 아티스트)로 향하는 첫 계단에 올라섰을 뿐이다.
‘센세이셔널’한 출발은 아니더라도, 센세이셔널’하게 성장하길.
● SF9
영빈·인성·재윤·다원·로운·주호·태양·휘영·찬희의 9인조.
FT아일랜드, 씨엔블루, AOA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의 첫 남자 댄스그룹.
10월5일 데뷔싱글 ‘필링 센세이션’ 발표. 데뷔 전 엠넷 ‘d.o.b’에 출연해 데뷔 과정 공개. ‘SF9’은 센세이셔널 필링 9(Sensational Feeling 9)의 약자.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소년들’의 의미. ‘오랠 구(久)’를 숫자 ‘9’로 형상화해 ‘팀 활동과 인기가 영원히 지속할 것’이라는 의미도 포함.
● 평점 아이콘, 이렇게 갑니다
●히트다 히트
말이 필요할까요.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알쏭달쏭
지금은 모르겠어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건 아니야
시간과 돈이 아까울 수 있습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