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①] 고익조 CP “‘고등래퍼’는 1등 만능주의? 현실 반영한 것”

입력 2017-03-11 1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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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를 만나다①] 고익조 CP “‘고등래퍼’는 1등 만능주의? 현실 반영한 것”



시작 전 모였던 관심만큼이나 논란도 많았다. ‘고등래퍼’라는 이름다운 혹독한 성장기를 거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느 새 중반부를 넘어선 Mnet 예능프로그램 ‘고등래퍼’ 고익조 CP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가 처음 ‘고등래퍼’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물 프로그램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어요. 제가 그동안 힙합 프로그램을 해 와서, 그냥 불현 듯 고등학생들의 랩배틀을 해보면 좋겠다 생각했죠. 최초 기획은 학교 대결이었어요. 이후에 취재를 해보고 학교를 다녀봤더니 학교 단위로는 그렇게 많지 않더라고요. 근데 지역 단위로 봤을 땐 많았죠. 진지함이 성인래퍼 못지않게 강해서 이걸 취미 정도로 다루기엔 깊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콘셉트를 바꿔 지역 대항으로 바꾸게 됐고요.”

그렇게 ‘고등래퍼’가 탄생했다.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많은 지원자들이 ‘고등래퍼’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가 다양한 연령층의 지원자들이 줄을 지었다면, ‘고등래퍼’는 고등학생들에 국한된 오디션으로 차별성을 뒀다. 특히나 지원자들에게 중점을 둔 부분이 있었을까.

“하나를 꼽자면 랩 실력이었어요. 약간은 뻔한 이야기지만, 실력 외에 이 아이들의 이야기나 캐릭터 등을 고려했죠. 그거 말고 실력은 조금 떨어져도, 다른 프로그램과 달랐던 건 가사가 특히 와 닿았던 아이들을 합격시켰다는 정도예요.”

‘고등래퍼’ 지원자 중에는 ‘쇼미더머니’에서 이미 만났던 익숙한 얼굴들도 있었다. ‘쇼미더머니’에 나이 제한이 없기 때문에 ‘고등래퍼’를 굳이 따로 만들어야 했나 라는 의문도 들었다.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수린이나 홍원이를 보면서 ‘고등래퍼’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쇼미더머니’) 당시 제가 아는 아이들만 해도 이정도인데, 더 찾으면 얼마든지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 친구들의 존재가 제가 해볼 만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작용한 것 같아요.”



‘고등래퍼’는 철저하게 순위를 매긴다. 그리고 이들에겐 오로지 1등이 목표다. 또 그렇게 1등에 오르기 위해, 자신이 최고의 자리에 앉으려 집중한다. 이러한 모습은 현재 고등학생들이 등수에 연연하는 모습과 닮아있다. 그래서 다소 씁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한데.

“‘고등래퍼’의 기본 취지는 현실을 반영하는 거였어요. 그리고 서바이벌이라서 어떤 식으로든 순위를 매기게 됐고요. 최대한 많은 아이들을 프로그램에 담는 게 기본 목표였어요. 그래서 순위를 정면에 내세운 거였고요. 이게 이 아이들이 살고 있는 실제 환경이잖아요. 공부 대신 랩을 선택한 아이들이고요. 그래서 랩을 하는 고등학생들의 환경을 프로그램에 담아보자는 취지였어요.”

‘쇼미더머니’와 마찬가지로 ‘고등래퍼’에서도 여자 래퍼들의 활약은 남자 래퍼들에 비해 약했다. ‘언프리티 랩스타’의 연출을 맡았던 고익조 CP였던 만큼, 이번 ‘고등래퍼’ 속 여성 래퍼들의 부진도 특히나 그에겐 더욱 와 닿았던 부분이었을 터.

“단순히 실력적으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아마 제가 가장 클 거예요. 하고자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지는데 그런 측면해서 여자들은 하고자하는 사람들도 적지만 확신이 덜 한 느낌이에요. 그래서 위기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고요. 그게 현실로 드러난 게 아닌가 싶어요.”

많은 논란들이 있었지만 ‘고등래퍼’는 새로운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고등래퍼’에서 ‘중등래퍼’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던 김요찬 군의 말마따나, 중학생을 위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진 않은지 물었다.

“그런 생각을 해보진 않았지만, 언젠간 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근데 고등학생과 중학생을 같이 하면 그 격차가 너무 날 것 같아요. 아주 잘하는 친구들의 수준하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의 격차가 커서요. 중학생만 따로 혹은 초등학생만 따로 모으면 어떨까 싶네요.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 되겠지만요(웃음).”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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