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석조저택’ 고수-김주혁, 소설 찢고 나온 미스터리男

빌 밸린저의 소설 ‘이와 손톱’이 한국 경성으로 넘어왔다. 한국 영화로 완성된 ‘이와 손톱’은 ‘석조저택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재단장해 관객들을 만난다. 이 소설을 찢고(?) 영화로 나온 주인공은 고수와 김주혁이다.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진행된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석조저택 살인사건’ 고수와 김주혁 문성근 박성웅 그리고 김휘 감독이 참석했다.

빌 밸린저의 소설 ‘이와 손톱’을 영화화한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해방 후 경성, 유일한 증거는 잘려나간 손가락뿐인 의문의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의 재력가와 과거를 모두 지운 정체불명의 운전수가 얽히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중도 하차한 정식 감독의 메가폰을 넘겨받아 김휘 감독이 매듭을 지었다.

김휘 감독은 “원작 제목 ‘이와 손톱’은 온 힘을 다한다는 의미가 담긴 관용구다. 우리 영화에서는 사건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 고민을 하다가 회의 끝에 제목을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원작과의 차이에 대해서는 “원작에서는 인물들의 ‘결단’이 즉흥적으로 이뤄진다. 복수를 시작하는 계기도 그렇고 죽음을 위장하는 상황도 그렇다. 각색해서 넘어고는 과정에서 후반의 반전이 읽힌다.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연인의 이야기를 강화했다. 이야기가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미스터한 운전수 최승만을 연기한 고수는 “판을 짜는 인물이고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가지고 가야 하는 캐릭터였다. 그 부분을 많이 생각하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최승만의 전직 마술사 캐릭터를 위해 “아침에 눈 뜨고 잠들면서까지 카드를 가지고 놀면서 연습했다. 저글링도 4개까지 연습했는데 현장에서는 3개로 타협을 봤다. 3개로 저글링을 연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을 열연한 김주혁은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라 재밌더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설 연휴 780만 관객을 동원한 ‘공조’ 차기성에 이어 이번에도 악역을 소화한 김주혁. 그는 “‘공조’보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먼저 찍었다”며 “‘공조’의 차기성은 혁명가라고 생각했고 이번 작품에서는 사이코패스 캐릭터였다. 결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옆에 있던 박성웅은 “진짜 연기를 잘했더라. 악역을 너무 잘 연기해서 내가 위축된다”고 칭찬으로 거들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하나의 사건과 그 사건을 둘러싼 법정 공방을 교차하면서 흘러간다. 고수와 김주혁은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용의자로 호흡을 맞췄다. 법정 신은 김주혁의 변호사 문성근과 검사 박성웅이 이끌어간다.

문성근은 “나이가 드니 생각의 속도가 느려지는 동시에 말의 속도도 느려진다. 말을 따라 붙이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박성웅과의 호흡과 관련해서는 “박성웅이 워낙 힘이 좋다. 박성웅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신경 썼다”고 털어놨다.

박성웅은 “문성근 선배가 워낙 무림의 최고 고수이지 않나. 선배에게 비기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법정 신은 세트장 사용 기한이 있어서 2주 만에 찍었다.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진행되는 식이었다. 문성근 선배의 체력이 떨어질 때 음악을 들려드리고 사탕을 챙기면서 선배의 컨디션을 챙겼다. 다른 부분에서 힘든 건 없었다. 선배가 정말 잘 이끌어줬다. 힘든 것 보다 즐겁게 촬영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고수와 김주혁 그리고 문성근과 박성웅의 팽팽한 대립으로 재미를 더하는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5월 9일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