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랜드(위 사진)와 다이아가 소녀시대와 트와이스 등 9인조 걸그룹의 성공 계보를 잇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사진제공|더블킥컴퍼니·MBK

모모랜드(위 사진)와 다이아가 소녀시대와 트와이스 등 9인조 걸그룹의 성공 계보를 잇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사진제공|더블킥컴퍼니·MBK


소녀시대 이어 트와이스 9인조 계보
보컬 라인 강화…걸그룹 새 트렌드로

9인조가 ‘모범답안’일까.

다이아와 모모랜드가 나란히 7인조에서 9인조로 팀을 개편하면서 ‘9인조 걸그룹’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다이아는 19일 두 번째 정규앨범 ‘욜로’를 발표하면서 주은, 솜이가 합류해 9인조로 활동을 시작했다. 26일 두 번째 싱글 ‘어마어마해’를 내놓은 모모랜드도 태하, 데이지 두 멤버를 포함해 9인조로 변신했다.

2007년 9인조 소녀시대가 데뷔해 걸그룹 시장을 평정한 이래 2015년 트와이스가 그 ‘계보’를 이어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후 2010년 나인뮤지스, 2016년 구구단이 각각 9인조로 데뷔하고, 2017년 다이아와 모모랜드가 팀 개편을 통해 합류하면서 ‘9인조’는 걸그룹 시장의 트렌드로 비치기도 한다. 티아라도 2012년 한때 9인조로 활동했다. 과거 아이돌 시장 초기에는 4∼5인조가 기본 포맷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자연스럽게 9인조가 대세가 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9인조’ 형태를 ‘걸그룹의 성공 요소’로 여기는 분위기로도 읽힌다. 하지만 각 소속사들은 모두 “애초부터 9인조로 기획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소녀시대나 트와이스도 오디션, 서바이벌 경쟁 등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9인조가 됐다. 구구단도 6인 이상의 다인원으로 구성되는 걸그룹 시장의 트렌드를 감안하면서 오디션을 진행해 자연스럽게 9명이 됐다. 모모랜드와 다이아는 “보컬 라인의 강화” “풍부하고 다양한 보컬 확보 차원”에서 멤버를 추가했을뿐 9인조의 틀에 맞추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과거 티아라 측도 7인조에서 9인조로 확대시킨 배경을 두고 “경쟁력 향상”을 이유로 들었다. 결국 멤버수로 흔하게 볼 수 없던 9인조가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늘어난 것은 “우연한 현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소녀시대와 트와이스가 엄청난 성과를 거두면서 9인조가 ‘대형 걸그룹’의 상징 혹은 전형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생겨난 것도 사실이다. 뚜렷한 의도는 없었더라도 걸그룹 기획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이미 익숙해진 ‘9인조’ 포맷을 자연스럽게 수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9인조는 다양한 매력의 멤버로 팀을 구성해 여러 취향의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지만, 멤버 수가 많다보니 어려움도 따른다. 아홉 멤버의 숙소, 의상, 헤어·메이크업, 차량 등 고비용 구조여서 자본력이 튼튼하지 못한 기획사는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멤버들의 개성과 취향, 의견이 달라 각기 요구를 모두 들어주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