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0년 동안…노리플라이는 대중과 함께 ‘응답했다’




6년 6개월이 걸렸다. 이들의 정규 앨범을 다시 만나기까지 이리도 많은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다. 그렇게 서운함이 커질 대로 커진 그 순간, 노리플라이가 정규 3집으로 돌아왔다. 긴 시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들의 노력이 3집에 모두 담겨있었다.

“활동을 오래 쉬었죠. 요즘 한창 하고 있어요(웃음). 쉬고 싶어서 쉰 게 아니었고요. 2013년에 멤버 정욱재가 군대에 가기도 했고요. 앨범 작업에만 약 3년이 걸렸어요. 헤매기도 하고 그래서 많이 늦었죠. 중간에 아프기도 했고요. 그래도 꾸준히 작업은 하는 편이었어요. 20, 30곡씩 만들어서 그 노래 중에 정규에 실을 곡만 추리는 과정도 오래 걸렸고요. 그 이후에 곡을 다시 녹음하기 시작한 게 딱 2016년이었죠. 그때부터 1년 동안 녹음을 했죠.”

이번 앨범의 제목은 ‘뷰티풀’(Beautiful)이다. 이번 앨범에 아름다움을 그리고 싶었던 걸까. 이들이 오랜 만에 들고 나온 앨범이기에, 그 앨범명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졌다.

“주제를 생각한 건 3년 전이었어요. 그 시기에 비슷한 생각을 했거든요. 지금도 사람들의 삶이 각막하고 화가 많이 나있잖아요. 그런 거에 안타까움을 느껴서, 우리 음악을 통해 주위에 있는 아름다움을 관찰시키고 싶었죠.”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도, 이들의 음악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은 변화하듯 노리플라이가 가지고 있던 음악적 색깔도 이전에 비해 변화한 부분들이 있었을 터. 이들 또한 어떤 것들이 가장 변했다 생각할까.

“예전 20대 때 2집을 만들 때는 꿈을 쫓아가는 그런 시기였던 것 같아요. 꿈을 이뤄야한다고요. 지금은 그것과 크게 달라진 게, 어떤 꿈을 이루는 게 먼저가 되는 게 아니고 좀 더 단단해져야겠다는 또는 깊어져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음악적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이야기가 깊어지는 것이나 풍성하게 가지를 뻗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붕 떠있던 20대의 2집이었다면, 이젠 땅에 발을 디딘 30대의 3집이에요.”



공백도 길었지만, 지난 2008년 ‘고백하는 날’로 데뷔한 이후 2017년, 노리플라이는 10년차 뮤지션이 됐다.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시간을 이 시점에서 되돌아봤을 때의 느낌은 어떨까.

“10년 동안 저희가 활발하게 곡을 발표하고 그런 게 아니었죠. 텀도 있었고요. 그래서 아쉬움도 많이 남는 활동이었던 것 같아요. 곡을 더 발표할 걸 그랬어요. 저희가 음악을 하면서 사람들이 공감하고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그렇게 감사한 10년이었던 것 같아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노리플라이는 자신들의 색을 확고히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도 강산을 바뀌었어도 노리플라이의 음악은 항상 같은 색을 띠고 있었다. 2집 이후 6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3집도 여전히 노리플라이의 색깔은 바래지 않았다. 이들은 노리플라이의 색을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

“뭔가 드라마틱하면서도 담담한 느낌이에요. 요즘 곡들은 자극적이고 유니크한데, 저희 곡은 좀 더 긴 호흡을 가지고 만든 음악들이 많죠. 가사도 서사적이고 그래서 호흡이 다른 것 같아요. 그렇게 쌓이면서 저희 스타일이 된 것 같고요.”



6년 6개월의 공백이 길었던 탓인지, 예전에 비해 훨씬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노리플라이다. 이번 3집에서는 데뷔 이후 첫 MBC ‘음악중심’에 출연하며 색다른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예전에는 음악방송에 그렇게 출연하면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근데 이번에는 생각을 좀 바꿔서 저희 음악을 알리기 위해 출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또 무대도 예쁘게 꾸며주셔서 귀여운 마음으로 했어요. 또 불러주신다면 기꺼이 할 예정이에요. 또 이번에 아이돌의 에너지를 보면서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웃음).”

이제 10년, 또 다른 10년을 기다릴 차례다. 노리플라이의 4집이 언제 나올지 또 미지수이지만, 이들이 앞으로 또 이어갈 10년은 어떤 그림이 펼쳐져 있을까.

“당장 10년을 계산할 수 없지만 당장 다음은 힘들었다보니 다음에는 좀 더 가벼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단순해지고 가벼워졌으면 하는 게 다음 콘셉트죠. 단순하면서 깊이를 찾는 게 1차 목표예요. 히트곡을 내는 뮤지션이 아니지만, 감동을 주는 음악 그리고 그 샘이 마르지 않는 게 목표인 것 같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리도 같이 걸어가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는 뮤지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