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범죄에 둔감한 대학로…성추행 실형 후 무대 복귀한 배우까지

입력 2017-05-26 17: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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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지방 공연 중 숙소에서 여성 스태프들의 ‘화장실 몰카’를 촬영해 실형을 선고받았던 남자배우 A씨가 최근 무대로 복귀했다.

사건은 지난해 3월에 일어났다. 국내 모 뮤지컬 팀은 지방공연차 울산으로 내려가 하룻밤을 묵게 됐고 늦게까지 술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뮤지컬에 출연하던 남자배우 5명과 여성 스태프 6명이 있었다.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에 간 한 여성 스태프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화장실에는 바가지 위에 렌즈를 제외한 부분이 감춰진 A씨의 휴대폰이 있었고 용변을 보는 스태프의 모습이 촬영돼 있었다.

결국 A씨는 이 일로 법정까지 갔다. 하지만 그는 “우연히 휴대전화를 놓고 왔을 뿐이고 다른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하수구에 버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대법원은 그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두고 유죄판결을 내렸다.

울산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신민수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1심과 같이 징역 5개월을 선고했다. 당시 휴대폰이 아무렇게나 놓여있지 않았고 변기 방향으로 똑바로 놓여있다는 점이 A씨의 주장과 다르며 휴대전화까지 버려 범행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점을 고려해 엄벌이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형을 마치고 최근 다시 대학로로 돌아와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연 관계자는 “연출가는 A씨에게 이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드문드문 연락을 하는 사이였지만 꽤 오랜 인연을 유지하고 있던 사이”라며 “재능이 탁월한 배우라 캐스팅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배우나 스타가 무대로 복귀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었다. 사실 뮤지컬이나 연극시장은 문제를 일으킨 스타들이 복귀하는 온상지가 된지 꽤 됐다. 이유는 다른 매체보다 노출이 덜 되기 때문에 활동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는 가수 이수가 뮤지컬 ‘모차르트!’에 캐스팅 돼 논란이 되고 이슈가 돼 결국 하차의 노선을 밟았다. 하지만 대학로는 여전히 신중하지 못한 모습을 보고 있다. 음준운전으로 논란이 됐던 배우 B씨는 자신의 극단 작품이라는 이유로 무대에 섰고 이젠 자신의 동료를 성추행 해놓고 버젓이 무대에 서는 배우도 나타나고 있다.

도대체 대학로는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걸까.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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