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야다 전인혁의 다시 부르는 노래

입력 2017-07-1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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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혁, 사진=TB엔터테인먼트

전인혁, 사진=TB엔터테인먼트

‘떠나는 그대여~ 울지 말아요~ 슬퍼 말아요~’

아마 30대 남성들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후렴구를 따라 부른 기억이 있는 그 곡, 지금도 노래 좀 한다 하는 10대, 20대 남성들의 도전의식을 불태우는 그 곡, ‘이미 슬픈 사랑’의 주인공 야다 전인혁이 돌아온다.

2004년 야다의 해체 이후 플라워의 기타리스트와 전인혁 밴드의 리더, 솔로 가수 전인혁 등으로 활동을 해온 그는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고, 이제 다시 ‘노래하는 전인혁’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밴드 야다가 큰 성공을 거둔 탓에 보컬리스트의 이미지가 강한 전인혁이지만 사실 그의 본업은 기타리스트이다. 이에 ‘노래하는 전인혁’으로 돌아오겠다는 결심을 하기까지에는 전인혁 스스로 정체성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어야 했다.

일단 전인혁은 “2004년에 야다를 해체했는데, 그즈음에 그런 장르의 음악이 많이 쇠퇴했다. 음악들이 많이 바뀌고, 그런 음악들이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던 거 같다. 밴드 포맷이 계속 올라가던 궤도에서 머물거나 하락하는 추세였다. 그때 군대 문제도 있고 해서 이런 저런 이유로 더 이상 팀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왔고, 3집 앨범을 마지막으로 해체를 했다”라고 야다의 해체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사실 ‘이미 슬픈 사랑’이나 ‘진혼’ 같은 곡이 사람들에게 어필이 됐는데, 해체하는 게 많이 아쉬웠지만, 야다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됐다”라고 야다의 해체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문제는 그 때문에 전인혁 개인적으로는 더욱 고민이 커졌다는 것이다.

전인혁은 “그런 것 때문에 나는 힘든 것도 있었다. 내가 19살에 데뷔를 했다. 어린나이다 보니까, 그 이후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기대나 시선에 굉장히 많은 부담을 느꼈다. 그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었던 거 같다. 사람을 만나거나 이런 것들을 어린 마음에 피하고 싶었다. 집에서 작업을 하고 음악으로만 네트워크를 하는 시기를 겪었다. 너무 일찍 성공을 해서 그 이후 찾아오는 이런 것들이 다 처음이었다. 성공과 시련이 다 처음이었다. 최측근만 만나며 음악작업을 했다”라고 방황했던 시기를 털어놓았다.
전인혁, 사진=TB엔터테인먼트

전인혁, 사진=TB엔터테인먼트


이 때 전인혁을 지탱해준 건 기타였다.

전인혁은 “애초에 야다도 기타리스트로 오디션 보러갔다. 당시에는 보컬 오디션도 보고 있었는데, 기타를 연주하는 걸 본 심사위원들이 혹시 노래도 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그러더니 이노래 듣고 후렴부분만 불러보라고 했는데 그 노래가 ‘이미 슬픈 사랑’이었다. 그때 불렀는데 야다의 보컬로 합격하게 됐다. 나중에 왜 뽑았는지 들어보니까 내 목소리가 색다르고 특별했다고 하더라”라고 애초에 보컬에 뜻이 없었음을 밝혔다.

이어 “기타를 오래 쳤는데, (야다 이후)기타리스트로서의 활동을 많이 했다. 그것이 이겨낼 수 있던 힘이었던 거 같다”라며 “밴드 플라워의 리더 고성진 작곡가가 내 재능을 아쉬워했다. 그래서 ‘이제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해서 플라워에 기타리스트로 들어갔다. 나는 원래 기타리스트가 꿈이었다. 그때 2년간 플라워를 하면서 전국투어를 돌고 공연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그런데 그때 당시에도 필연적으로 들은 게 노래였다. 많은 사람이 내가 플라워로 활동하는데도 (야다 시절)노래를 듣기 원했다. 나는 온전히 기타리스트로 봐주길 바랐는데,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 대중이 바라던 모습이 좀 달랐던 거 같다”라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음을 밝혔다.

그런 상황에서 보컬리스트 전인혁에 대해 확신을 준 시간은 군대였다. 아이러니한건 노래와 잠시 떨어져 있을 생각으로 들어간 군대에서 노래에 대한 확신을 얻어 나왔다는 것이다.

전인혁은 “2006년에 군대를 가게 됐다. 나는 군대를 가면, 노래와 좀 떨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군대에서 더 많이 부른 것 같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게 자대배치를 받고 들어갔는데 소대원이 ‘떠나는 그대여~’라며 ‘이미 슬픈 사랑’을 제창하고 있더라. 일종의 환영식이었던 거다. 나는 그 자리에서 40분간 야다 히트곡을 줄줄이 불렀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 이후로도 군부대에서 어디 갈 때마다 노래를 불렀다. 그러다보니 내 생각대로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내가 노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군대에서 굳혔다. 그리고 전역을 하고 노래로써 다시 대중에게 다가가게 됐다”라고 ‘노래하는 전인혁’으로 돌아온 이유를 밝혔다.

특히 ‘불후의 명곡’이나 ‘슈가맨’ 등의 출연은 이런 생각에 더욱 확신을 심어준 시간이었다.

전인혁은 “2년 전 정도부터 간간히 방송을 했다. ‘불후의 명곡’이나 ‘슈가맨’에 나갔다. 내가 어떻게 보면 늘 있었던 곳이고 다시 대중 앞에 섰을 때 정말 좋더라. 아 내가 왜 그동안 잊고 살았을까 혹은 내가 피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신에게도 사람들에게도 죄송했고 다시 노래를 해야겠다는 확신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긴 시간을 걸쳐 다시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돌아온 전인혁은 야다의 보컬 전인혁과 솔로 가수 전인혁의 색을 모두 가지고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인혁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도 있고 요즘 트렌드도 있는데,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쳐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균형 있는 음악을 하려고 노력했고, 요즘 음악의 흐름도 많이 연구했다. 전인혁을 떠올렸을 때, 소통할 수 있고 새롭게 알아갈 수 있는 음악이 무엇일까 고민했다”라며 “장르적으로는 전인혁이라는 가수에게 듣고 싶은 보이스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음악에서 변화를 주되, 음색이나 창법 등 유지할 건 유지하려고 생각중이다”라고 과거와 현재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전인혁, 사진=TB엔터테인먼트

전인혁, 사진=TB엔터테인먼트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전인혁의 보컬 스타일이다. 전인혁은 “전인혁이 부르면 모든 음악이 락이 된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이는 전인혁 특유의 거센 발음 탓도 있다. 일례로 ‘이미 슬픈 사랑’의 경우 “떠나는 그대‘혀’ 울지 말아‘효’”로 들릴 정도로 거친 바람소리는 전인혁의 트레이드마크이다.

전인혁은 “‘이미 슬픈 사랑’을 녹음할 때 작곡가 분이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보라고 하더라. 은연중에 작곡가 스타일이 가수에게 입혀지는 게 비일비재한데, 나는 처음부터 마음대로 불러보라고 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중 제일 좋은 걸 쓰자고 했다. 그대‘혀’와 같은 발음도 독특하다고 너의 색이 될 거라고 하더라. 진짜로 그렇게 된 거 같다. 이걸 포인트로 모창이나 흉내 내는 사람도 많고 그런다. 가수로서 나름 뿌듯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이런 보이스를 색깔있게 생각해준 게 아니냐”라며 흐뭇해했다.

전인혁은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려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생각을 다양하게 구사하려한다. 음악도 야다 때 음악을 원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 음악도 좋은 음악이고, 요새 흐름도 있고, 그런 것을 적절히 혼합해서 들려주려한다”라고 덧붙엿다.

그렇다면 전인혁의 이 새로운 음악들은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아쉽지만 그 결과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다만, 전인혁은 음악 예능을 통해 먼저 보컬리스트로의 귀환을 알릴 계획이다.

전인혁은 “새로운 회사와 올해 다시 한 번 본격적으로 시작할 자리가 됐다. 일단 예능위주로 활동할 거 같다. 음악 예능이 많은데, 나는 꼭 한 번 나가고 싶었다.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아직 살아있는 본능을 한번 보여주고 싶다. 또 내 이미지가 되게 차가운 거 같다고 한다. 그런데 깜짝 놀랄만한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거다”라며 “활동을 알리고 앨범 작업하고, 차후에 관객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할 거 같다”라고 간략하게 이후 활동 계획을 밝혔다.

‘솔로 가수 전인혁’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돌아온 만큼 포부도 크게 잡았다.

전인혁은 “주류 비주류를 나누는 것도 좀 이상하지만, 락 발라드가 이제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장르는 아닌 거 같다. 물론 매니아도 있다. 그분들도 충족시켜드리고 같이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려고 한다. 나는 뮤지션이 그런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신념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어디 다니다보면, 내가 불렀던 노래를 굉장히 많이 듣는다. 라디오에서도 많이 나오고 그런다. ‘99년도에 불렀던 노래가 2017년에도 기억되고 사랑을 받는구나 그런 곡을 내가 부를 수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기에 더 진화된 모습으로 또 다른 기억될만한 노래를 다시 남기고 싶다. 그렇게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더불어 그는 “나를 아는 분들도 알아갈 분들도 다 소중하다. 다시 시작하는 만큼 열심히 하려한다. 지난 시간 원했던 음악적 기대나 간절함이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많이 지켜봐줬으면 좋겠다”라며 “내 포부가 그렇다. 어찌 보면 나는 기타를 굉장히 좋아하고 기타리스트로서 활동도 병행한다. 그런데 노래는 운명인 거 같다. 결국 노래는 운명처럼 갖고 가야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런 마음이 확고해서 여러분들이 듣고 싶어한 내 목소리를 많이 들려주고 싶다. 여태까지 지탱해준 팬들이 많이 있다. 그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정말 변치 않고 응원을 해준다. 너무 큰 힘이 되고 진짜 감사하다”라고 팬들에 대한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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