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용환 역사 연구가 “‘군함도’ 강제징용 실상 잘 묘사”

입력 2017-07-28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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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연구가 심용환이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의 고증과 역사왜곡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8일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함도’를 둘러싸고 있는 역사 재현에 대한 비판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남겼다.

우선 심 소장은 ‘역사왜곡’에 대해 “영화 초반부에 나온 강제징용의 실상은 우리 영화 역사에서 처음, 그리고 비교적 잘 묘사가 됐다. 아무것도 아닌 듯 스쳐지나가는 장면에 고증적 요소가 들어가 있는데 이 부분을 캐치하는 영화 기사 하나 보는 게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대금 형식으로 징용자들에게 이동경비를 부담하게 하는 것부터 소지섭이 젖은 다다밋장 들면서 화내는 모습 같은 것들은 모두 정확한 역사적 사실이고 우리 영화에서 처음 나온 것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심 소장은 영화 속 허구적인 장면이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광복군이 핵무기 사용을 알았다던지, 유력 독립운동가가 징용현장에서 노동을 했다던지, 광복군이 그를 구하러 침투하러 했다던지, 노동자들이 대탈출을 했다던지 하는 것들은 모두 영화적인 상상력이다. 아무래도 제가 연구자니까 더 예민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또한 심 소장은 일제강점기 시절을 다룬 영화 ‘암살’, ‘밀정’, ‘덕혜옹주’ 등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꽤 괜찮게 감동 받은 영화들은 대부분 허구에 의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심 소장은 ‘위안부’를 소재로 다룬 ‘귀향’과 ‘군함도’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귀향’ 만큼 위안부 이야기를 왜곡한 영화도 드물다. 강제동원의 현실은 차라리 군함도가 훨씬 정확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년째 위안부 관련 자료를 보고 있지만 ‘귀향’에 나온 절반 이상은 오히려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것들 투성이었다.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이상한 애국주의에 빠져있고 어떤 문제에 대해 굉장히 경직된 사고를 하려고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소장은 ‘양비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류승완 감독이 중요한 지적을 했다고 생각한다. 위안부 중개 민간업자의 대부분이 조선인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하시마섬 말고도 숱한 곳에서 기생형 친일파들이 같은 동족을 이용한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까지 선과 악의 구도로 식민지배 시대를 바라볼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매우 애국적이고 바른 역사관이라고 생각할 것인지 저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라며 “일본 잘못했다. 누가 잘못하지 않았다고 했던가. 하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이 순응했고, 악용했고, 같은 조선인을 괴롭혔다는 사실 같은 것에 대해서 왜 이야기 못하나”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미 알고 있었고, 애도하고 있었다’식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 모르고 있었고, 국가건 국민이건 누구도 징용에 관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어떤 의미에서건 전 자기반성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이리 쉽게 조리돌림을 하는지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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