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토크①] ‘아이해’ 이병준 “동굴 목소리 개선하려 성악 레슨 받아”

입력 2017-09-06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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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토크①] ‘아이해’ 이병준 “동굴 목소리 개선하려 성악 레슨 받아”

배우들은 늘 자신의 일에 대해 ‘선택 받는 직업’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들도 가리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이미지 혹은 커리어를 생각해 주저하는 일도 있다. 그리고 이런 망설임이 화면에서 드러날 때 대중은 눈살을 찌푸리곤 한다.

하지만 배우 이병준에게 망설임이란 없다. 그는 중후한 외모와 근엄한 목소리를 지녔음에도 극에 녹아들어 망가질 줄 안다. 또한, 이런 코믹한 연기를 하면서도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이는 모두 그의 처절한 고민과 준비 속에 나온 결과물이다.


“연기에는 재능과 노력 둘 다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걸 고르라면 전 노력을 고르고 싶어요, 배우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어떤 배역도 할 수 없어요. 예를 들면 애드리브 하나를 하더라도 연기자가 대본 숙지를 완벽하게 해놓지 않으면 불가능한 거에요. 그래서 전 늘 대본 하나만큼은 완벽하게 숙지하려고 하죠.”

이병준은 1985년 연극 무대를 통해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꾸준하게 대중의 곁을 지켜온 배우다. 그럼에도 그는 “촬영 전날에는 대본 숙지를 위해 끊임없이 생각한다. 잠을 자기 직전까지 대본을 생각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불을 켠다”고 말했다.


“남들은 열 번 정도만 하면 될 것을 저는 백 번 정도 봐야 해요. 그렇게 대본을 숙지하는 과정을 잠들기 직전까지 계속 하죠. 이런 작업을 하다보면 어느새 한 두시간이 훌쩍 가버리곤 해요. 촬영장에 가서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일상적 대화를 나누면서도 속에서는 대본을 떠올리려고 해요. 안 그러면 정작 제 차례가 왔을 때 연기가 힘들어지니까요.”

이런 노력은 비단 대본 숙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중견 연기자 중에서도 손꼽힐 만한 목소리를 가진 그는 대중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성악 레슨도 받았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낮은 톤의 목소리였어요. 흔히 말하는 동굴 목소리라고 하죠? 그래서 일부러 성악 레슨을 받고 2도 정도 음역대를 높였어요. 좀 더 맑고 청아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었거든요.”

중견 배우인 이병준을 떠올릴 때 목소리와 함께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의상 소화력이다. 그는 ‘공부의 신’에서부터 원색의 화려한 의상을 소화했고 지금도 다양한 작품에서 이른바 ‘수트빨’을 보여준다.

“사실 전 옷을 보는 눈이 없어요, 하지만 남들이 입으면 촌스럽게 느껴지는 빨강, 보라, 노랑 등 원색들의 의상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스타일리스트에게도 회색 계열 의상은 가져오지 말라고 해요. 튀어야죠. 남들은 적당히 해도 멋있지만 전 아니에요. 지금은 적당히 하면 안돼요. 그러기 위해서 지금보다 더 많은 연구와 공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한아름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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