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산범’이 관객들의 긴장과 공포를 극대화시키는 장소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 1. ‘장산범’의 장산은 실제 장산이 아니다!?
영화 ‘장산범’은 부산 해운대구 ‘장산’에서 기이한 존재가 출몰 된다는 이야기를 소재로 가지고 왔다. 스탭들은 장산이라는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제일 먼저 장산으로 헌팅을 떠났지만 장소를 확인하자마자 바로 서울행 기차를 타야 했다고 한다. 장산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도시적인 느낌들이 허정 감독의 전작 ‘숨바꼭질’과 너무 비슷한 느낌이어서 촬영 장소로 고려할 수 없었기 때문. 실제 장산은 영화 속 고즈넉한 분위기의 장산과는 거리가 멀다. 때문에 촬영은 강원도와 경기도 양평 일대에서 주로 이루어졌고 그 결과, 영화 특유의 스산하고 미스터리한 느낌을 한껏 살릴 수 있었다고 한다.
● 2. 극강의 공포를 선사했던 영화 속 동굴은 실재한다!
관객들로 하여금 ‘장산범’에서 극도의 공포와 긴장을 느끼게 하는 최고의 공간은 단연 동굴이다.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린 가족을 구하기 위해 ‘희연’(염정아)과 ‘여자애’(신린아)가 스스로 들어가는 동굴은 음산한 분위기 그 자체를 완성시킨다. 제작진들은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곳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세트에서만 촬영한다면 그 분위기를 제대로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극적으로 찾아낸 곳이 바로 강원도 평창에 있는 동굴이었다. 음식점의 재료보관 창고로 이용하고 있던 이 공간은 영화의 분위기에 맞게 탈바꿈 되었다. 실제 동굴에는 박쥐도 살고 있었는데, 성인 배우들도 무서워하던 박쥐를 ‘여자애’ 역을 맡은 아역 배우 신린아가 가장 겁을 먹지 않았다는 후문.
● 3. 한 달 반, 100 여 번의 헌팅 과정을 통해 찾은 ‘희연’의 집!
‘장산범’에서 ‘희연’ 가족의 집은 과거의 시간에 멈춰버린 가족들의 아픔이 표현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런 컨셉에 맞는 집을 찾는 건 제작진의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동굴 헌팅이 40회 정도 필요했던 것과 비교하여 ‘희연’의 집은 무려 100여 곳의 헌팅을 진행했던 것이다. 약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을 투자하여 발견한 양평의 펜션은 허정 감독이 머리 속에 그린 그림과 똑 같은 모습이었다. 집 뒤에 산이 있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이 나 있으며, 그리고 주변에 다른 건물이 없는 한적한 집의 모습. 이처럼 위태롭게 자리잡은 ‘희연’ 가족의 집은 캐릭터들의 불안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 보는 이들에게 또 다른 긴장감과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장산범’은 극강의 공포와 스릴을 선보인다는 입소문을 이어가며 장기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