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의 죽음이 암시됐다. 엄청난 양의 피를 흘리고 사라진 그녀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시청자들이 기다려온 주요 미스터리가 풀리며 참기 힘든 일주일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19일 방송된 OCN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극본 최란, 연출 김홍선 고재현)에서는 아빠 강수혁(김형민)을 죽인 연쇄 살인마 왕영춘(우현)을 쫓던 강하람(고아라)이 그의 칼에 맞았고, 그대로 실종된 충격 엔딩이 펼쳐졌다. 현장에 남은 다량의 혈액은 하람의 것이 맞았고 “살아있을 가능성은 제로”라는 말에 힘이 풀린 듯 무릎을 꿇고야 만 블랙(송승헌)과 자신의 아지트에서 신난다는 듯 섬뜩하게 웃는 영춘. 하람의 죽음으로 파국의 서막이 오르는 걸까.
살해 수법이 똑같다는 블랙의 말처럼, 지난 3회에서 정신 병원장을 죽이고 잠적한 후, 배우 이미소까지 죽인 영춘. 서운청에 왔다가 영춘의 몽타주에서 갈고리 흉터를 본 하람은 자신이 지난 11회에서 불에 휩싸인 컨테이너 안에서 구해낸 남자, 그리고 지난 6회에서 사라진 레오(김재영)를 찾기 위해 방송국 건물을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죽음을 예측하고 살려준 남자의 뺨에 똑같은 흉터가 있었음을 깨닫고 괴로워했다. 자신이 두 번이나 살인마를 살렸고, 그래서 이미소가 죽었다고 생각한 것.
하지만 더 끔찍한 진실이 하람을 찾아왔다. 형 만호(최민철)의 비자금 증거를 찾기 위해 그의 차량에 달린 블랙박스 영상을 살펴보던 오만수(김동준)가 카메라에 찍힌 영춘을 발견했기 때문. 이를 본 하람은 죽었다던 영춘이 살아있는 것에 한 번, 그에게 갈고리 흉터가 있음에 두 번 놀랐고 “내가 우리 아빠 죽인 놈을 살려줬다고?”라며 혼란스러워했다. 이에 영춘의 처제(임혜진)를 찾아갔다가 그녀가 영춘의 손에 죽을 것을 예측한 하람. 기다렸다가 처제의 집에서 도망가는 영춘을 홀로 쫓아갔고 그의 칼에 맞은 뒤 다량의 피만 남긴 채 사라지며 소름 돋는 엔딩을 장식했다.
지난 1회에서 인질극에 휘말려 사망한 형사 한무강의 의뭉스러운 死(사)전 행적과 그 이유도 밝혀졌다. 하람의 첫사랑이자 이복형인 김준, 즉 한무찬(이효제)의 죽음이 단순 뺑소니가 아니라는 생각에 진실을 파헤치고 있었던 것. 죽기 한 달 전쯤 정신병원에 갇혀있던 영춘을 찾아가 형 무찬에 대해 묻기도 했다고. 여기에 무찬의 친모 소피아(서영화)는 무찬이 사고 당일, 하람의 아빠가 만들어준 노란색 연막탄을 터뜨렸다고 주장, 이는 ‘누가 날 해치려고 할 때’ 사용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설명하며 미스터리를 높였다.
미친개(김원해) 역시 무진 타임 마트 참사 책임자 우병식(송민형)의 가짜 시신이 발견된 97년 4월 19일에 클라라(차청화), 한진숙(배정화), 윤수완(이엘)의 과거 이름이었던 김선영이 잠적했고, 그 다음 날에 무찬이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 그리고 클라라가 죽은 폐공장과 무찬의 사고 장소가 가깝다는 정황을 들어 두 사건이 관련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또한, “이 놈(영춘)도 클라라, 김준(한무찬) 사건이랑 관련 있나?”라며 무강이 죽기 전 영춘을 찾아간 이유에 의문을 품었다.
하람 아빠가 수사하던 무진 화재사건현장에 있던 노란 종이가 이미소 살해현장에서도 발견됐음을 깨달은 블랙과 노란 종이는 중국 지전이며, 고로 중국에서 온 영춘이 두 사건의 진범임을 확신한 미친개. 과연 블랙과 미친개는 “20년 전 니네 마담(클라라) 죽인 놈”이라는 첸(이관훈)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자신의 부인과 하람의 아빠, 클라라, 소망 정신병원장, 배우 이미소까지 죽인 연쇄 살인마 왕영춘을 잡을 수 있을까.
한편 19일 방송된 ‘블랙’ 12회는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3.4%, 최고 4.3%로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가구, OCN+수퍼액션 합산 기준)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