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일탈 수용 못해”…맹목적 팬덤 사라진다

입력 2017-12-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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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온유. 동아닷컴DB

성추행 온유 복귀 반대 등 달라진 팬들
단호한 비판…소비자운동으로까지 성장


“윤리적으로 수용하고 소비할 수 없습니다.”

그룹 샤이니의 온라인 팬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샤이니 갤러리 회원들이 5일 발표한 성명 가운데 일부이다. 이들은 8월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술에 취해 20대 여성의 신체를 만진 혐의를 받고 있는 샤이니의 멤버 온유의 활동 복귀 움직임을 반대하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슈퍼주니어의 성민을 비롯해 가수 문희준과 박유천 등도 일련의 언행과 관련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이들의 팬들도 온유의 팬덤과 같은 방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팬들은 각 연예인들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며 활동 중단과 소속 그룹 탈퇴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팬들은 차분하면서도 단호하고 논리적인 어조와 표현으로 자신들이 사랑해온 스타를 비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대중문화의 건강한 소비자 운동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맹목적인 애정 혹은 근거 없는 비난으로 스타를 바라봐왔던 단순한 팬덤에서 벗어나 대중문화의 소비자이자 또 다른 주체로서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아직은 일부 온라인 팬 커뮤니티의 입장과 주장일 수 있지만, 해당 커뮤니티가 팬덤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점에 비추면 심상치 않은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시선도 제기된다.

과거 대중매체를 매개로 뉴스와 정보를 소비해왔던 팬덤이 SNS문화의 확산에 따라 실시간 생산자의 역할까지 맡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스타의 일탈은 물론 그와 관련한 논란에 뚜렷한 입장과 주장을 펼치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연예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 관계자는 “온유의 경우 ‘팬덤 구성원 대다수가 여성으로 이뤄진 상황에서 그의 활동을 윤리적으로 수용하고 소비할 수 없다’며 사건과 관련한 사회적 인식까지 언급했다는 점은 이제 팬덤이 더 이상 스타에 의존하지 않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본격적인 대중문화 소비자 운동이 싹트는 것이라 봐도 과한 시선은 아닐 것이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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