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릿’이 독이 든 성배인가요? 사실 저는 해서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서요. 하하. 대신 저를 선택해 준 분들, 보러 오시는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 믿음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연습부터 지금까지 공연하고 있어요.”
패기가 남다르다.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세익스피어의 ‘햄릿’,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고 싶어 하는 그 역할을 맡은 뮤지컬 배우 고은성의 말에서 당당함이 느껴졌다. 과거 동료들과 함께 ‘햄릿’을 따로 공부를 해서 접근이 빠른 것도 있었지만, 연기를 하면서 ‘햄릿, 그도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공부를 하면서, 햄릿이 결코 특이하거나 별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단지 특이한 상황에 놓여져 있는 사람이었죠.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 거트루드가 작은 아버지 클로디어스와 결혼을 하잖아요. 그런데 아버지의 환상이 나타나서 자신을 죽인 사람이 클로디어스라고 한 상황이니까요. 제가 그 상황에만 잘 몰입한다면, 순간의 연기를 해낸다면 괜찮게 인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고은성은 ‘햄릿’을 연습하면서 참고로 한 인물은 배우 제임스 딘이었다고. 그는 “햄릿을 보며 ‘이유 없는 반항’의 제임스 딘의 눈빛이 떠올랐다. 반항적인 청춘의 눈빛이 마치 햄릿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햄릿을 우유부단하고 고뇌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그저 미숙할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버지를 향한 복수를 하겠다는 마음의 강함보다는 미숙함을 드러내는 것이 ‘복수’를 더 드라마틱하게 그려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유 없는 반항’의 제임스 딘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떤 사건에 휘말려 싸우는 젊음을 볼 수 있었거든요. 뭔가 두 인물의 비슷함이 느껴져서 제임스 딘을 참고하기도 했죠.”

고은성은 3~4년 전 연출 및 배우들과 ‘햄릿’을 공부하기도 했었다. “이번 공연을 하며 스터디 덕을 많이 봤다”고 말한 그는 “이전에는 ‘햄릿’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배우들과 함께 공부를 하며 매번 다른 역할로 리딩을 하고 꼼꼼하게 분석을 해보며 공감이 가는 구절도 많았고 배우들에게 있어서도 도움이 되는 부분도 상당했다고.
그는 “세익스피어의 글을 보며 그가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특히 햄릿은 ‘극 안의 극’이 있지 않나. 그 곳을 보면 연기자들에게 하는 말들이 있는데 그것이 지금 모두 우리가 배우는 연기론과 비슷하다. 굉장히 세세하게 적혀있는데 그 글을 보면서 정말 대단한 작가였음을 또 다시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같은 배역인 홍광호를 비롯해 김선영, 양준모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과 함께 하고 있는 고은성은 ‘스파크’가 튀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 서로 고민하고 받아치고 사랑하고 울고 싸우고…. 이런 수많은 감정들이 벌어지는 과정이 이 작품의 미학이 아닐까 싶은데. 왜, 우리 추리물 보면 어차피 주인공이 다 해결할 것인 줄 알면서 보잖아요. 그 이유는 풀어내는 과정이 보고 싶은 거고요. 우리 ‘햄릿’도 그래요. 이미 결말이 정해져있지만 무대 위에서 감정들이 주고받는 것들을 보면 형용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어요.”
뮤지컬 ‘햄릿’은 연기하기도 힘들지만 노래를 부르기는 더 힘들다. 다양한 감정에서 쏟아지는 배우들의 넘버는 고난도에 속한다. 특히 고은성은 1년 전부터 발성 공부를 다시 하고 있다고. 그간 외국가수들의 영상을 보며 노래를 했던 터라 습관적인 콧소리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나서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물론 뮤지컬이기에 제 기존 발성으로도 소화할 수 있는 작품이 있지만 ‘햄릿’은 정말 안정적인 호흡이 없으면 소화할 수가 없더라”며 “발성을 계속 공부하고 있고 많이 달라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뮤지컬을 좋아한 건 정말 오래됐는데 그 때는 정말 감으로 넘버를 소화한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정말 도움이 필요한 때가 찾아온 거죠. 특히 ‘팬텀싱어’를 하면서 멤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계속해서 형, 누나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가, 처음에는 ‘햄릿’ 노래 부르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은 부르는 넘버들이 정말 좋아요.”
2011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한 고은성은 어느덧 주연배우가 됐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한 고은성은 “예전에 ‘페임’을 했을 때 ‘나는 가장 멋진 햄릿이 될 거야’라는 가사가 생각이 난다.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었는데 정말 내가 햄릿을 할 줄이야”라고 소감을 전했다.
“예전에는 결과물만 봤다면 지금은 과정을 보는 것 같아요. 2011년에 뮤지컬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쳤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먼 훗날에 제가 지금의 저를 봤을 때요? 허투루 살진 않았다는 생각을 하고 싶어요. 음식점으로 비유를 들자면,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어도 맛집 정도? 나만의 비법으로 개성있는 연기를 펼치고 싶어요. 그것에 대한 호불호는 관객들이 결정하시는 것이지만, 저는 늘 최선을 다해서 최상의 것을 보여드리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CJ E&M, 로네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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