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국제영화제는 칸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유구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영화제로, 경쟁, 파노라마, 포럼, 제너레이션 등의 섹션을 통해 전 세계에서 발굴한 최고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파노라마 부문은 거장들의 신작은 물론 재능이 돋보이는 신인감독들의 데뷔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펨트럼의 프로그래밍을 통해 ‘예술적 비전, 다름에 대한 용기, 낯선 것에 대한 열망, 심오한 역사적 자각, 혹은 진취적인 개성’을 대변하는 작품들을 선별해 초청한다. 파노라마 부문은 세 개의 서브섹션으로 나뉘는데, 세계 영화계의 최신 경향을 보여주는 ‘파노라마’, 베를린영화제의 시선을 담은 다큐멘터리들을 선별해 보여주는 ‘파노라마 다큐멘터리’, 그리고 파노라마 부문의 하이라이트인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파노라마 스페셜’이 그것이다.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초청된 ‘파노라마 스페셜’ 부문에는 2017년 ‘아이 엠 러브’로 알려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최신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2016년 ‘파니 핑크’의 도리스 되리 감독의 ‘후쿠시마 내 사랑’ 등이 초청된 바 있고, 한국영화로는 강제규 감독의 ‘마이 웨이’가 2012년 초청되었다. 파노라마 스페셜 부분의 초청작들은 경쟁 부문과 동일하게 기자회견이 베를린국제영화제 웹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의 해외배급사 ㈜화인컷에 따르면,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큐레이터인 파즈 라자로 (Paz Lázaro), 미카엘 슈튀츠 (Michael Stütz), 안드레아스 슈트룩 (Andreas Struck)은 “이 담대한 작품에 깊이 감명받았다. 이 작품은 인간이라는 종의 심연을 들여다 보는 대담하고도 강렬한 영상미를 통해 관객들을 시험에 들게 한다. 또한 현대 사회에 만연한 가부장적 위계질서를 향한 잔혹하고 필사적인 갈망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한다. 초현실적이고 무자비한 반전은 현상에 대한 도발적인 묘사를 넘어선 디스토피아를 구축한다. 이 작품은 우리 스스로의 책임감을 믿도록 부추기는 정직한 자극이며, 논쟁적인 화두에 대한 토론을 즐기는 베를린의 관객들에게 멋진 도전이 될 것이다”라는 초청평을 전했다.
후지이 미나, 장근석, 안성기, 이성재, 류승범, 성기윤, 오다기리 죠 주연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은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사람들이 퇴역한 군함을 타고 여행을 하던 중 바다를 항해하던 군함이 미지의 공간에 다다르자 탑승객들은 생존을 위해 여러가지 비극적인 사건들을 일으키게 되고, 탐욕과 이기심만이 남은 공간에서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삶과 죽음에 대처하는 방식을 통해 먹고 먹히는 '인류의 삶' 역시 거대한 ‘자연의 역사’의 일부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김기덕 감독의 23번째 장편이다. 김기덕 감독은 1998년 ‘파란 대문’이 제 4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2002년에는 ‘나쁜 남자’로 경쟁 부문에, 그리고 2004년에는 ‘사마리아’로 다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최우수감독상 은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