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지난 2006년부터 2024년까지 약 19년간 가족이나 친척의 학대 또는 살인으로 목숨을 잃은 65세 이상 노인이 최소 48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간병 부담에 따른 범죄와 고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교도통신이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족 등에 의해 사망한 노인은 총 486명(남성 142명·여성 344명)으로 집계됐다. 사망 원인으로는 살인 및 동반자살(미수 포함)이 220명으로 가장 많았고, 방치 132명, 학대 69명 등이 뒤를 이었다.

가해자로는 아들이 21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남편이 98명으로 뒤를 이었다.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이 343명으로 여성(140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극의 배경에는 경제적 어려움과 극심한 간병 부담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고립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09년 이후 통계를 보면 사건 발생 당시 간병보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던 가구가 약 5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에서는 구성원 전원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가 1700만 가구를 넘어선 가운데,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 간병’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간병 살인을 개인의 비극이 아닌 사회적 구조의 문제로 보고, 고립된 가구에 대한 지원 체계를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