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솔미의 일본TV 엿보기] 막내리는 日 국민예능, 아름다운 이별의 방식

입력 2018-03-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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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TV ‘스마스테이션’. 사진출처|일본 아사히TV 방송 화면 캡처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이 31일 종영한다. 2006년 방송을 시작하고 12년 동안 대중의 큰 사랑을 받으며 ‘국민예능’으로 군림해온 ‘무한도전’이 시청자와 이별을 앞두고 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일본의 지상파 방송사 후지TV가 21년 이상 방송해온 ‘메챠이케테룻!’이 이달 31일 막을 내린다. 방송사 측은 최종회를 이날 오후 6시부터 밤 11시40분까지 약 5시간10분 분량으로 특별 편성해 21년의 역사를 총망라한다. 또 다른 장수프로그램으로 6년 동안 이어온 ‘오쟈마프!!’도 평소보다 2시간 늘려 3시간으로 공개된다. 무려 방송 30년을 맞은 예능프로그램 ‘톤네루즈는 여러분 덕이었습니다’도 곧 폐지된다.

방송사가 다른 프로그램을 결방하면서 이처럼 일부 장수프로그램을 특별 편성하기는 쉽지 않다.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으로 오랫동안 함께 해온 출연자와 시청자에 대한 감사함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 일본 인기 예능프로그램이 폐지에 이르는 과정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방송사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랫동안 비슷한 포맷으로 더 이상 시청자에게 신선한 흥미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배경이 된다. 하지만 장수프로그램을 떠나보내는 방식은 우리와는 뚜렷하게 다르다.

지난해 9월 16년의 방송을 종료한 아사히TV ‘스마스테이션’은 도쿄타워 측의 특별한 선물을 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도쿄타워를 배경으로 야외에서 시작해 스튜디오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도쿄타워 측은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최종회가 방송된 날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프로그램의 상징 색깔로 타워를 밝혔다. 앞서 2004년부터 8년간 방송한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가 폐지될 당시 이를 떠나보내는 방법은 진행자의 작별인사와 자막이 전부였다.

MBC ‘무한도전’. 사진제공|MBC


방송사에 여러 획을 그은 ‘무한도전’은 종영까지 3회분만 남겨놓았다. 과연 어떤 ‘대접’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그릴지 관심이 쏠린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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